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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영 Aug 05. 2021

"쉼"의 의미를 부여하며

마음이 복잡한데 생활은 단순해진다. 상황이  좋지만,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건축 현장 조공 일을 나가려 하자 아내가 위험하고 날씨가 무덥다며 극구 말린다.  이기는 척하고 마냥 쉬고 있다. 어찌 보면 나라는 사람은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다. 아마 맞을 것이다. 자기 자신만큼 자신을 스스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어떤 일을 붙잡고 있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왔지만, 현재의 나는 나아진  없다는 실망을 감추고 살아간다. 시절에 맞지 않게  생각이 나기도 하는데, 그동안 술을 마시고 주체하지 못한 인격을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뻔뻔하고 파렴치하다는 생각도 든다. 뭔가 제정신으로 살아있기엔  땅의 삶은 너무 건조한 메마른 벌판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것과는 무관하게... 4 가족의 생활은 순전히 아내의 노고에 의해 버텨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의 나에게 격려하는 이런 태도는  대체 무슨 용기이고 배짱인지 모르겠다. 스스로 말한다. "너는 그동안 너무 바빴고 힘들었잖아, 그러니 지금은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을 하렴"  시간은 지나간다. 그리고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시작을 위해 당당하게 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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