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구름이 개척하는 하늘 길
새 한 마리 허공을 찢어 먹는다
흘러가는 강물과 구겨진 바람은
버리기 좋은 한 편의 시
검은 스타킹으로 색칠한
여자의 검은 다리
벌어진 입술을 뚫고
찬바람은 은밀하다
행복한 웃음이 그리울수록
뾰족한 그늘이 견딜 수 없다
계절은 천천히 이별하는 꽃은
벌린 입술을 다문다
강 위 하늘 속으로 숨어버린 비행기
먼 곳에서 온 발자국은 생의 전과 기록
적당히 구부러진
머리카락이 눈썹을 파고든다
허락받지 않은 눈물과
고개 숙인 꽃잎들
스타킹을 벗은 살구색 다리
다시 만나는
눈 끝에 고인 둥근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