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것들
/라윤영
아픈 눈빛으로 허스키하게 고이는 잔상들
골문을 지키고 서 있는 사람에게 공은 오지 않는다
조금 멍청해 보이는 시선으로
제 자리에 서 있는 두 발목엔 스타킹이 보이지 않는다
눈동자에 밟히는 머뭇거리는 것들
아버지와 손수레
좁다란 골목의 굽은 등
길게 누워버린 저녁과 피곤한 그림자의 키가 자랄 때
불러보는 꽃잎
가까운 백 개의 얼굴
수니라는 여자
도화지처럼 창백한 왕십리 언덕길 소외된 구석들
전봇대 전신줄에 걸린 오늘이 끝 같은 모가지들
사라지지 않는 바람으로
늙은 발자국들 휘청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