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by 라윤영






교회를 다녀왔다. 예배 시작하고 10분 지나서 밖으로 나와버렸다. 점점 교회라는 곳은 내가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꾸 무언가를 지으려 하고 해외로 나가서 교회 건물을 건축하려고 만 한다. 장로가 되는 사람들 몇몇이 베트남에 신축할 자금을 헌신했다는 말이 들려온다. 자진해서 돈을 냈을까? 아니, 그들은 목사의 권유가 아닌 믿음으로 냈겠지... 골목을 벗어나고 싶었다. 한 모퉁이를 돌자 다른 교회 건물이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 또 교회가 있다. 흔해빠진 건물들이 골고다의 언덕을 채워가고 있구나. 돈이 없어도 믿음이 진실한 사람들이 장로가 되는 교회를 상상한다. 교회가 허름해 보여도 너무 작아서 자리가 없어도 헌금 봉투 따위로 입구를 봉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니까. 외모만, 겉만 교회이면 그건 교회가 아니니까. 여기저기에 불우한 마음들이 가을바람에 조용히 비어있는 비닐봉지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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