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언스플래쉬
2030 세대 내 집 마련 어려워.. 내 집 마련 위해 영끌, 빚투..
내 집 마련, 내 집 마련, 내 집 마련… 저축만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저축만으로는 내 집 마련이 어려운 내 또래들을 겨냥한 뉴스 헤드라인이 자주 보인다. 아니 결국 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 집 마련, 주식투자, 빚투, 영끌.. 내 집 마련에 대한 전망이 밝다면 굳이 이런 것들을 소재로 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도 못할 테고. 요즘 하루에 한 번 꼴로 mz세대, 2030 세대의 어려워진 경제에 대한 기사가 사람들이 많이 클릭한 뉴스 목록에 오른다.
하지만 나는 별 관심이 없었다. 헤드라인만 확인했을 뿐 굳이 클릭해 기사 내용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원룸이 만족스러웠다. '내 집'에 대한 갈망 자체가 없었다. 돈에 대한 부족함 역시 크게 느끼지 못했다. 20일마다 어김없이 월급이 통장에 찍히기 때문이었다. 정년퇴직 때까지 공무원으로 살고 싶지 않으면서도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주는 안정감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본가에 있던 어느 날, 수험생 시절 썼던 다이어리를 펼쳐보았다. 합격 후에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버킷리스트가 쭈르륵 적혀있었다.
콘서트 가기
마네킹에 걸려있는 옷 그대로 사기
하루 종일 책만 읽기
노래 배우기
여행 가기
힘내라고 밥 많이 사준 언니에게 옷 한 벌 사주기... 이외에도 개인적인 리스트들이 많음.
거의 모두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200만 원을 받으면 위에 있는 것들을 고민 없이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하나의 버킷리스트 지우기 위해서는 며칠을 고민해야 한다. 합격을 했는데도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지우기 힘든 현실이라니! 그냥 나이를 어느 정도 먹으면 내 집은 자연스럽게 있을 것 같았던 안일함, 공무원이라는 안정감, 원룸에서도 괜찮다는 만족감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수험생 시절이나 지금이나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에는 '돈'이라는 제한이 있었다. 월 200이라는 급여가 내 행복의 최댓값을 고정시켰다.
돈이 없네?
20대인 지금은 원룸에 살아도 큰 문제가 없지만 커튼 하나 내 마음대로 달지 못하는 원룸을 전전하면서 평생 살 수 없는 노릇이고, 내가 배우고 싶은 취미생활들을 시작하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했다. 여행을 다녀와서 몇 달 동안 쪼들리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여유 있는 돈이 있어야 했다. 결국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돈은 꼭 필요한 존재였다. 돈을 불려야 했다.
돈을 불리기로 결심한 뒤부터 돈과 관련된 책, 유튜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책은 한 권을 다 읽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책 읽기를 병행하면서 유튜브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합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는 내가 원하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똑똑한 알고리즘이 나의 상황에 맞는 영상들을 추천해준다. 때문에 단시간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성격이 급한 나는 내가 원하는 단어들을 조합해 영상들을 찾기 시작했다.
돈 없음, 2030, 경제적 자유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이끈 영상은 유튜버 김짠부가 너나위님을 인터뷰한 '70억 자산가가 2030에게 해주는 재테크 조언'이었다. 주식, 부동산 다 공부해야지!, 부수입은 뭐로 만들지? 벌써부터 조급한 나에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영상이었다.
인터뷰 정리본
사람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할 때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으로 나눈다고 한다. 하지만 너나위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눠보라고 했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은 투자를 잘해서 돈을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지식이 없다. 투자를 해서 굴릴만한 돈도 많지 않다. 결국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절약을 해서 종잣돈을 불리는 일이었다. 종잣돈을 불리는 시간 동안 투자에 대한 지식을 익히는 것이었다.
나는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없으면 없는 대로 아끼는 것을 선택했다. 남들처럼 사고 싶은 옷 다 사입고, 사고 싶은 가방 다 사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조차 스스로 하지 못하게 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