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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음 Sep 02. 2020

잔소리는 돈 내고 하세요!

잔소리 한 마디당 만 원이라도 내고하세요.

취업하기 너무 힘들죠?



원래도 취업하기 힘든 세대였는데 요즘 코로나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는커녕, 잘 다니던 아르바이트도 잘리고, 취업은 더더욱 어렵게 되었다. 최소한의 돈벌이도 없이 집에 갇혀 벽보고, 책상 보고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 닥친 것이다. 



취준생들, 공시생들은 혼돈의 상태이다. 시험일자는 자꾸만 뒤로 밀리고 있다. 차라리 취업이 안되고 계속 떨어지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책값, 기본 식비, 월세값이라도 충당을 할 텐데 이마저도 못하는 상황이고, 경제적으로도 안정감이 없으니 불안하기만 할 것이다. 



나 역시 마냥 집에서 손 벌려 공시 생활을 할 수 없었기에 최소한의 커피값, 밥값, 책값이라도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공시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이라도 충당이 안되니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말로만 하는 걱정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네가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라고 좋게 포장한다.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A부터 Z까지 잔소리일 뿐이다. 그렇게 걱정되고 잘되라고 하는 이야기이면 취준생, 공시생 힘내라고 경제적으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로 하는 걱정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제 나이도 꽤 찼는데, 언제 돈 모아서 언제 결혼하냐..."


나이를 먹은 것도 나고 돈을 모아야 하는 주체도 나고 결혼상대도 내가 골라야 한다. 그들이 말로써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이를 되돌려 줄 수도 없는 일이고 결혼할 자금을 대줄 것도 아니며 결혼은 내가 내 짝을 찾아서 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책임져줄 생각이라면 잔소리를 해도 좋다.



"그러게 무슨 대기업이고 무슨 공무원은 아무나 해?"



그렇다. 대기업, 공무원 모두 다 아무나 준비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들어가고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잔소리를 하는 그대는 대기업에 들어갈 만큼의, 공무원에 합격할 만큼의 노력을 해보았는가? 잔소리를 하는 주체가 대기업 사원이고 공무원이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잔소리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그 어느 분 야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냥 아무 데나 가서 돈이라도 벌지, 이게 무슨 시간낭비니?"



당신이 말하는 '아무 데나'는 어디인가? 그저 일만 하고 돈만 벌면 그걸로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룬 걸까? 당신이 말하는 '아무 데나'에 가서 하는 '시간 낭비'는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대기업에 가든 중소기업에 가든 창업을 하든  공무원 준비를 하든 다들 원하는 바가 있어서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자신만의 방향을 정한 것이다. 



물론 나중에 정했던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간다면 '시간낭비'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실패와 그로 인한 깨달음이 있었다면 본인은 그만큼 성장한 것이다. 그러니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상대방을 평가하지 말았으면 한다. 



잔소리 메뉴판




출처:한국 스포츠 경제



이제 곧 명절이다. 위의 메뉴판을 보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뻔히 상대방이 뭐하는지 알고 있으면서 '요즘 뭐하고 지내니?'라는 한 마디의 던짐으로 시작해 무임 잔소리까지 오게 된다. 그러니 친척을 만나 행복해야 할 명절에 친척들과 마주하기 싫은 것이다. 





응원을 해주세요.



돈을 바라고자 이러한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불편해하는 잔소리보다는 응원을 해주었으면 한다. 응원조차 어렵다면 그냥 가만히 지켜봐 주는 것이 지금 취준생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소소한 용돈과 함께 응원을 해 주신다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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