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돌아오는 것이었다

아이에게서 배운 공감의 순간

by 별빛

2호와의 일로 감정 정리가 덜 된 채,

1호를 암장까지 태워줘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운전을 하는 내내 마음이 언짢았다.

이런 내 감정이 1호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는지,

영문을 모르는 아이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엄마… 혹시 나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거야?”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아차 싶었다.

“아니야. 너 때문이 아니고,

동생이랑 이야기하다가 감정이 좀 상한 거야.”

2호와의 상황을 대충 설명하며 그렇게 말해주었다.






내 말을 끝까지 다 듣던 1호가

느린 어조로 차분하게 말했다.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았구나.”






그저 그 말 한마디였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봄 햇살에 늦겨울의 눈이 녹듯

날카롭던 감정이 스르르 풀리는 것이 아닌가.

마음에 따뜻한 온기만이 남았다.






그 순간 새삼 깨달았다.

어떤 판단도, 잣대도 없이

있는 그대로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바로 ‘공감’이라는 것을.






1호의 꾸밈없는 심플한 말 한마디 덕분에

공감의 본질을 다시 배우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얼마나 고맙던지.






아이를 암장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오래전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엄마, 지금 뭘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고,

그냥 내 감정이 이렇다는 거야.

감정이 이렇다고 말하는 것뿐이야.

지난번처럼 공감만 해주면 돼.”






나는 공감을 꽤 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의 마음에 닿지 못한 공감도

아마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해주는 공감이

아이의 마음에 닿아야

그게 아이에게는 진짜 공감일 테니까.






그럼에도 아가 때부터 공감해주고자 했던

그 노력들이 다 사라진 것은 아니었나 보다.

서툰 공감이었을지라도

아이의 무의식에 남아

어느 날 예고 없이

이렇게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임을.






내가 하는 모든 언행은

결국, 부메랑이라는 것을.


명심하며,

오늘도 공부하고 배우고

실천을 시도해 본다.


– 1호 17살, 2호 14살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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