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주고받은 말한마디가 남긴 온기
새벽에 일어나 1호를 보니,
자다가 이불을 걷어찼는지 이불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고
아이는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다.
가만히 이불을 목까지 덮어주는데,
살짝 깼는지 아이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응… 고마워.”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잠결에도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아이를 보며
문득 지난번 일이 떠올랐다.
그날은 늦게 자고 새벽에 일어난 탓인지,
낮에 베개도 이불도 없이
거실 바닥에 모로 누운 채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렸었다.
얼마나 잤는지도 모를 만큼 깊은 잠이었다.
그때 1호가 내 머리 밑으로 베개를 밀어 넣어주고
조심스레 이불을 덮어주던 순간,
나는 잠결에 아이에게
“응, 고마워.”라고 말했다.
그 장면이 겹쳐지듯 떠올라
혼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서로에게 건넨 작은 친절이
조용히 되돌아오는 순간.
덕분에 훈훈해진 공기 속에서
선선한 가을 새벽을 시작했다.
— 2021년 9월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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