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 대신 배움을 선택하는 연습

아이와의 아침이 내게 가르쳐 준 것

by 별빛

월요일 아침.

늦잠을 자버려 아침밥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식빵을 굽고 있었다.





그때 1호가 다가와 말했다.

이미 시계는 7시 30분을 넘기고 있었다.





“엄마, 오늘 도시락 싸가야 돼.

다른 초등학교에서 과학창의탐구대회가 있어.

그래서 8시까지 학교 가야 해.”


“뭐? 그걸 지금 얘기하는 거야?

지금 밥도 없고, 시간도 없어!”


“미안… 깜빡했어.

식빵이라도 싸주면 되는데… 식빵도 괜찮은데…”


“식빵도 지금 딱 먹을 것밖에 없어.

이걸 아침에 말하면 어떡해!”


“미안해, 엄마…”





그때, 우리 대화를 듣고 있던 남편이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는 거지.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김밥천국 가서 김밥 사 오면 되잖아.”





평소 같았으면

“왜 얘기를 안 했냐”,

“그것도 모르고 뭐 했냐” 했을 사람인데.

그 쿨하고 담담한 반응에 나는 순간 멈칫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더 이상의 잔소리는 거두었다.


남편이 급히 사 온 김밥과

냉동실에 있던 치킨너겟을 구워

도시락을 싸주며 기분 좋게 웃으며 아이를 보냈다.






잔소리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날, 대회를 다녀온 아이가

오후 네 시가 넘어서 돌아오며 말했다.

“대회에서 세 시간 넘게

꼼짝도 안 하고 만들기 해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재밌었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

그리고… 아침에 도시락 얘기해서 정말 미안해.

다음부터는 꼭 미리 얘기할게.”

그러더니 나를 꼭 안아주었다.





그 순간,

아침에 ‘그걸 지금 얘기하냐’며

핀잔을 주었던 내가 괜히 더 미안해졌다.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다음부터 잘 이야기해달라고

조금 더 관대하게 안아줄 수도 있었는데.





그게 사랑인것을.





아이를 안아주며 뒤늦게라도 이렇게 말해주었다.

“그럴 수도 있는 건데…

한 번 경험해 보면 다음부터 안 그러면 되는 건데…

이해 못 해줘서 미안했어.”





하루하루의 경험 속에서

우리는 이렇게 자란다.


못했다고 자책하기보다,

지나간 과거에서,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언제나 ‘배움’을 선택하자.


자책을 선택하면

내 마음에 생채기가 남지만,

배움을 선택하면

나는 조금 자란다.


오늘도,

배움 하나 추가.




-이 글은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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