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우리도 무서운 것이 있지.
두려운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아이는 다섯 살이 되면서 더 많은 감정들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처음 가는 곳도, 처음 보는 사람도, 또 예측할 수 없는 것들에도 두려움을 느끼는 면이 강했다. 엄마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타고 난 기질이.
그럼에도 아이는 날마다 성장했다. 매일 같이 “엄마를 다시 보지 못할까 두려워.” 하며 등원하면서도
또 어느 때엔 “나는 용기가 있으니까!” 하고 말하기도 했으니, 처음 겪는 세상 속에서 천천히 그리고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듯했다.
요즘 잠자리에 들기 전 읽고 있는 책 <무섭지 않아요>를 보며 아이는 물었다.
“엄마도 무서웠던 적이 있었어?” 하고
“…….”
“음, 엄마도 무서웠던 적이 있지. 아빠가 일하러 가고 난 어젯밤에 문득 들린 소리로 무서웠는데 네가 먼저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 했잖아.
그리고 엄마는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무서운 것들이 많아.
그러니 네가 무서운 건 당연한 거야.”
연달아 아빠에게 아이가 질문했는데 남편은 아이에게
“아빠도 무서운 게 있지. 강아지도, 뱀도 무서워해. 그리고 사람도 무서워.”
“사람이 무섭다고?”
“응. 엄마랑 하민이 말고는 다 무서워.” 하고 말했다.
엄마 아빠와 주고받은 말들의 속 뜻을 다 알진 못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는 어른인 엄마 아빠도 무서운 것이 있다고 하니 조금 안심을 하는 듯했다.
그래도 무서운 것들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것이 많아지길. 무서운 세상이라는 것보다 즐겁고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을 아이가 자라며 느끼게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