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에게 이기다.
늦은 퇴근, 아이의 하원 후 일과를 남편에게 물어보는 것으로 퇴근 후 일정이 시작된다.
“오늘 어린이집에선 뭐랬어?”
“밥은 잘 먹었어?”
“별일 없었어?”
“뭐 오늘도 내묘개레져보더ㅏ랴더저저자 했지..”
(남편의 표현에 따르면 아주 힘들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덧붙여 다른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한참 말을 배우고 모방하고 또다시 표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 아이는 매일매일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아빠와의 저녁 식사 중
“하민이는 뭐가 제일 맛있어?”
“.....”
“빵? 치킨? 뭐를 제일 좋아해?”
“엄마가 해준 거”
요즘 들어 ‘요리’라는 것을 미안할 정도로 해 본 적이 없는데.. 이사 때문에, 일 한다는 핑계로 매번 사다 먹인 엄마에게 넌 엄마가 해준 것이 제일 좋다니..
밥을 먹고도 빵을 찾고 아침을 먹으면서도 빵과 함께 먹는 네가. 빵과 치킨이 아닌 엄마가 해준 것이 제일 좋다니.. 그런 표현을 말로 하는 네가 신기하면서도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네가 너무 예뻐서.
난 아주 오랜만에
집에 있는 것들로 네게 아침에 요리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 예쁜 우리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