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가 하나뿐인 일 하는 엄마다. 그것도 아이들을 많이 만나 본 상담하는 엄마.
그런데 나는 그 아이 하나도 ‘껌’처럼 느껴진 적은 없는 듯하다.
어느 날이었다.
잠깐의 쉬는 시간에 함께 카페인을 충전하러 가까운 커피숍에 가던 중,
“선생님은 둘째 계획 없어?”
“글쎄요.. 아직은요.. 그런데 뭐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그러게. 그렇지.. 근데 선생님은 하나 있어도 힘들지? 하나는 껌이야. 둘은 할만하고 셋은 힘들어.”
“....”
함께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였다.
나는 지금 한 아이의 엄마이자 세 딸 중 장녀인데 자랄 때 친정아버지가 자주 하시던 말씀 중 하나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어.”
“가시나들이 많아가지고..”
그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차릴 즈음엔
“그러게 누가 셋이나 낳으라고 했어?”라고 반박하는 날이 더 많았다.
우리 엄마도 힘들었겠지. 지금도 그렇겠지.
셋을 낳아 길러보지 않은 내가 뭘 알겠냐만은
그걸 떠나 하나든 둘이든 셋이든 각자의 상황 속에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것을.
엄마만 힘들까. 아이도 분명 어려운 점이 있을 텐데 말이다. 하나는 껌이 아니라 하나는 하나고, 둘은 둘이고 셋은 셋이다. 부디 자기의 기준으로 남의 어려움을 함부로 판단해 이야기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