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수업을 하다 보면 실웃음이 날 때가 있다. 서양권, 중화권 학생들은 크게 2가지 면에서 한국어가 아주 어렵다. 하나는 문장의 순서이고, 다른 하나는 어미의 형태 변화다. 사실 같은 문제 이긴 하다. 내 생각에는 문장의 순서 때문에 어미의 형태가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2가지는 사실 같은 문제다. 여하튼. 학생들 입장에서 문장의 순서는 '조사'라는 이해불가능한 문법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낳는다.
내가 영어를 배울 때 느꼈던 벽을 학생들도 똑같이 느끼는 것은 분명하다. 처음 일본어를 배울 때는 딱히 어렵지 않았지만 영어를 배울 때는 언제나 물음표를 달고 살았기에 내 느낌이 맞을 것 같다. 사실 조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한국 사람이지 이미 외국 사람이 아니다. 가장 어려운 문법이지만 필수적인 문법이기에 초급 1부터 조사를 배운다.
그럼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 남자가 엄마를 먹었어요.
- 여자는 학교가 갔어요.
- 교실에서 학생을 많아요.
- 커피가 남자를 마셨어요.
이런 문장들을 보면 나는 나의 영어가 이렇겠구나. 생각한다. 초급 1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이상한 문장들이다. 많은 학생들을 보다 보니 주어, 목적어, 서술어의 개념을 안다고 해서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영어권 학생들에게 자신의 문장을 영어로 해석해 주면 처음에는 웃다가 나중에는 계속 틀리니까 부끄러워한다. 언어가 원래 그런가?
불행하게도 재미있는 문장들은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그래도 초급 1에서는 자신의 문장을 해석하는 학생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처음 배우기 때문에 호기심이 더 큰 것 같다. 나도 성인이 돼서 영어를 본격적으로 배운 학원에서 그랬던 것 같다. 재미있는 문장들이 정확한 문장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