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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지국호로록 Mar 18. 2024

불안장애 진단 후 두 번째 개강

그동안의 근황과 내 현재 상태

    지난 글을 쓴지 벌써 5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내 상태는 어떠했을까. 작년 2학기 개강 초기에는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과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고, 후반부에는 시험에 대한 부담감과 이해되지 않는 수업 내용들이 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그 결과 나는 현실도피에 빠져 학업을 그만두고 게임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과는? 학사경고였다.


    학사경고를 받건, 전공 평점이 1점대가 됐건 어찌 되었든지 간에 학기는 마무리했다. 휴학하지 않고 마무리는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은 평화로웠다. 학업에 대한 부담감 없이.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그렇게 잘 지내고 있었다. 운동과 학업도 병행했다. 아침에는 수영, 점심에는 코딩과 수학공부. 이런 생활이 오래 갔을까? 그래도 꽤 오래 갔다. 수영은 방학이 끝날 때까지 꽤 꾸준하게 했고, 공부는 방학 중간까지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거의 손도 대지 않았지만. 그래도 방학 중에 약물을 꽤 많이 줄였다.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은 에스벤서방정 50mg 일 2회, 아빌리파이 2mg 일 2회가 전부다. 자극이 없으니 불안감도 없고,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방학 후반부에, 모종의 이유로 나는 연애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나는 소개팅을 여러 번 하게 된다. 소개팅이 처음은 아니었다. 복학한 해 초에 두 번 정도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지금처럼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나는 연애를 해야겠다는 단호한 생각을 갖고 소개팅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진행한 첫 소개팅은 까였다. 두 번째 소개팅은 애프터 한번 하고 까였다. 나는 여기서 연애를 하려는 노력에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개강이 찾아오고 있었다.


    개강하기 하루 전 일요일 3월 3일. 나는 소개팅이 또 잡혀 서울대입구역 파스타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현재 나의 여자친구를 만나게 된다. 무민이라고 하겠다. 무민은 멋진 대학교를 다니는 미대생이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비슷한 생각과 그녀 속에 담긴 순수함, 귀여움 등을 발견하게 되었고 특히 내게 적극적인 그녀의 모습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3월 5일, 조금 성급해 보일지는 몰라도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개강하고 나서 나는 어땠을까. 지난 개강은 정말 끔찍했다. 하지만 이번 개강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 특히 여자친구가 있다는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은 많이 버렸다. 특히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서는 더 그렇다. 학업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줄였다. 일단 학점을 15학점으로 줄이고, 시간표를 잘 짜서 혼자 공부할 시간을 늘렸다. 또 쉬는 시간에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부족했던 나는 여자친구와의 연락과 만남으로 그 부족함을 채웠다. 그렇게 나는 개강 초기를 아직까지는 잘 보내고 있다. 약물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나의 근황이었다. 감사하게도 몇몇 분들이 글을 읽고 현재 어떻냐는 댓글을 남겨주셔서 글을 쓸 동기가 되었다. 오랜만에 글을 쓰니 좀 어색하면서도 다시 내 이야기를 적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모른다. 그 내용들을 좀 더 자주 적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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