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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지국호로록 Jul 10. 2023

정신과 치료, 에스벤서방정을 추가하다

에스벤서방정 50mg을 추가로 처방받고 부작용으로 정신과에 연락하다

    아빌리파이를 2mg으로 증량하고 나는 치료가 안정되었다고 생각했다. 3주 동안은 가끔 우울하고 불안하기는 했지만 필요시 약으로 처방받은 자나팜정을 먹으면 대부분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필요시 약 사용의 정도가 좀 많았을까? 아니면 내가 무기력감과 불안함이 남아있다고 말해서 그런 것일까? 의사 선생님은 내게 에스벤서방정 50mg을 추가 처방해 보자고 이야기하셨다.



에스벤서방정 50mg 추가 처방

    나는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다. 추가 처방? 왜? 나는 충분히 잘 치료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모습이 티가 난 건지 의사 선생님께서는 약물의 효과가 부족한 것보다 약간은 넉넉하게 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얘기하셨다. 나는 현대 의학을 믿기 때문에, 그리고 내 주치의 선생님이 보여준 모습이 신뢰가 갔기 때문에 별다른 얘기 없이 추가 처방을 받아보기로 하였다.



추가 처방, 부작용을 겪다

    에스벤서방정을 처음 복용할 때는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다. 더 빨리 좋아지겠지, 내 남아있는 우울과 불안이 가라앉겠지 하고. 하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부작용만이 내 일상생활에 부담이 되었다.

    에스벤서방정은 주요 우울증에 처방되는 약이다. 효과는 우울감의 완화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구역, 현기증, 불면증, 다한증, 변비, 졸음증, 식욕감퇴, 불안 및 특정 남성 성기능장애가 있다. 이 중에서 내가 느낀 부작용은 구역감과 졸음증이었다. 구역감은 일상생활 중에 종종 찾아왔다. 먹으면 안 될 것을 먹은 듯한 느낌, 속에서 뭔가 토해낼 것이 있다는 감각이 종종 나를 찾아와 불쾌감을 주었다. 그나마 다행으로 실제로 구토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게까지 심한 구역감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졸음증은 정말 심각했다. 당시에 나는 학교 수업을 하루에 5시간씩 듣고 있었는데, 매 시간마다 도저히 깨어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매일 밤 8시간씩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고정적으로 보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시간에 자리에 앉으면 계속해서 졸았다. 그전에는 그렇게까지는 졸지 않았기 때문에 약의 부작용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나는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부작용이 너무 심해 정신과에 연락을 하다

    나는 이 약을 먹으면서는 도저히 내 일상생활의 중요한 영역인 '학업'을 이어나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미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잘 진행되지는 않고 있었다.) 그래서 이 약을 그만 먹어도 될지 병원에 연락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화를 걸자 종종 듣던 목소리의 여자 간호사분이 전화를 받으셨다.


"네~ OO정신건강의학과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제가 약을 처방받아먹고 있는데 부작용이 심해서요."


    신원을 확인하고 약물의 부작용에 관해 이야기했다.


"제가 에스벤서방정을 먹으면 구역감도 있고 잠이 너무 심하게 와서요.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예요."


    간호사분은 부작용을 확인하시더니 주치의 선생님께 내용을 확인해 보고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하셨다. 잠시 기다리자 전화가 왔다.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우선 최대한 드셔보시고 정 안 되겠으면 빼고 드셔도 된다고 하시네요."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약을 뺐다. 부작용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반응이 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빌리파이와 인데놀을 처음 복용했을 때와 느낌이 너무 달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아빌리파이의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


다시 돌아온 정신과 진료날

    매주 가는 정신과 예약일이 돌아와 나는 병원을 방문했다. 평소와 같이 진료실로 들어갔고 늘 하시는 질문을 하셨다.


"약은 다 드셨나요?"


"아뇨. 구역감이랑 졸림이 심하게 와서 에스벤서방정은 후반 4일은 빼고 먹었어요."


"아... 제가 최대한 드셔보라고 말씀드렸는데.."


주치의 선생님은 안타까워 보이기도 하고, 실망하신 것 같기도 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졸림이 너무 싫었고, 이를 말씀드려서 결국 약을 예전과 동일하게 먹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때까지는 몰랐다. 내 불안은 그 정도 약으로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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