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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고고학 Jun 22. 2023

니체에 의해 탄생한 현대의 새로운 교조주의: 반지성주의

p.s 철학을 한다는 것. 

(니체에 관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이와 관련해, 해당 영상에 댓글로, 오늘날 니체사상의 변질로 '반지성주의'에 관련한 단상을 남겼다. 아까워서 보관용으로 브런치로 옮겨본다. 댓글로 쓴 글이라, 구어체라는 점..)


니체는 자신의 도전적인 철학을 통해, 그간 숙고되지 않고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전통적 혹은 보편주의적 가치관을 해체함으로써, 전체주의로 가려졌던 '개인의 삶', 교조로 인해 잊혀졌던 '개인의 도덕성'을 다시금 포착하여 길어 올리려고 했던 점에서, 그의 철학적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금 살펴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니체의 사상은, 오늘날 그의 고유한 철학적 의도와 목적에서 벗어나, '개인주의'의 바탕으로써, 아니면 더 나아가 적극적인 형태로 '반지성주의'의 '교조'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보게 됩니다. 그의 철학적 핵심 기조인 '해체'는 인류애의 해체도 아닌, 인류의 도덕적 가치 체계에 대한 해체를 통한 파편화된 사회질서/개인을 목적으로 한 것 또한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무작정 되물림 된 폐습으로 인해 그간 잊혀졌던 우리의 본연적 삶, 실존을 바라보도록 이끌어 개인적 삶의 긍정성을 통찰할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던 철학적 사유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오히려 니체의 해체주의 사상이 그 맥락을 벗어나 현대판 '교조주의'로 재탄생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찰스 테일러의 니체 철학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레 떠올랐네요. 니체가 발견하려 했던 개인의 고유성과 개인적 삶의 긍정성이, 타자와의 건강한 공존을 기초로 해야 그 '자기진실성'의 철학이 보다 더 성숙하게 뿌리 내릴 수 있다는 관점이 떠올랐습니다. 오늘날 어떤 분야든, 해체가 너무 극단에 치다른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당연히 철학은 물론, 현대 미술과 건축 등, 인간의 사유와 손이 닿는 그 어떤 것이던, '해체'의 정점에 다다르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어떤 분야던, 해체가 그 도를 넘어, 자폐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반대로 이 해체에 대한 반발로 정치적으로는 'nationalism'이 더 강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역사가 늘 그래왔듯, 앞으로 이런 해체의 말로가 다시금 다른 방법과 양식으로의 종합으로 나아갈지,, 궁금하네요. 앞으로 어떤 새로운 종합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다들 이렇게 개인과 사회가 파편화 되고 해체됨으로써, 세상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 직감적으로 어떤 우려심이나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이 관성을 막기는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 안에 어떤 큰 이벤트가 있어야 바뀔지,, 미지수네요. 이 해체의 관성이, 이제 역으로 개인의 이기심을 향해서, 더불어 집단주의와 nationalism을 향해 방향을 잡아, 타자와의 공존, 공동체의 필요성을 사유할 수 있는 반성적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과 바램을 읖조려봅니다.


p.s <철학을 한다는 것>



기본적으로 한 철학자의 '사상'을 살펴 보려거든 크게 두 가지 원칙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첫째는, 하나의 철학이 탄생하게 된 시대 맥락을 고려하며, 그 맥락 안에서 '그 철학적 사상의 목적과 방향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2) 둘째는 앞서 고려된 '철학적 사상'을, 오늘날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성찰해보고 그 철학과 대화해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오늘날 현 상황에 대입해서, 철학적 사고를 비교 분석하고 의의를 찾는 과정이겠지요. 


이런 두 가지 원칙에서, 니체의 주장을 굉장히 rough 살펴보는 동시에, 그의 철학에 대한 평가와 오늘날 해체주의의 흐름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굉장히 투박하게 정리해보자면, 


1) 니체의 사상이 탄생하게 된 맥락을 보면, 전체주의, 민족주의, 보편주의가 만연했던 시대상입니다. 개인의 삶의 가치와 상대성보단, 종교적 혹은 전통적 가치체계를 개인으로 하여금 숙고 없이 무작정 복종시키고 따를 것을 강권하는 시대임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저변에선, 개인의 가치와 개인적 삶의 생동성이 활발하게 추구되는 시기였기도 하지요. 이 시대에 탄생한 음악과 예술만 보더라도 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시대 속에서, 니체가 목표한 바는, 해체를 통한 전체주의에 가려진, 개인의 실존과 상대주의적 가치관을 재발견하는 것이었다라 요약할 수 있겠네요. 


2) 앞서 본 니체의 철학적 사유의 도구는 '해체'입니다. 이 '해체'를 오늘날의 맥락 안에서 어떻게 사용하고 바라봐야 할지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우리가 자주 들어 아는 현대철학자들 대부분은 니체의 '해체'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를 진단했습니다. 이를테면, 대표적으로 구조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미쉘 푸코를 들 수 있겠네요. 그의 여러 철학적 저서들을 보면, 현대의 '전체주의적 내지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잊혀지고 상처 받은 존재들에 대한 사유를 우리들에게 보여줍니다. 이를테면, 그의 저서 '정신의학의 권력'을 통해, 어떻게 이 세상에 '정상과 비정상'의 구별이 생기게 됐는지, 이 구별의 권력의 정점이 바로 '의사'들이고, 이것이 바로 지식권력의 한 축이 됐다라는 것을, 현상학/해석학적 관점으로 분석하지만, 이 사유의 핵심은 '해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무조건적인 당대 사회의 사고 관습과 전통에,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한편, 위에서 푸코를 예를 들었지만, 푸코도 오늘날 비교해보면, 꽤나 시대가 지난 철학자?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세상 안에서, 직접적으로 '니체의 해체주의'를 직/간접적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철학자로 든다면, 이탈리아 생명정치 철학자인 '아감벤'이라는 철학자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호모 사케르'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오늘날 재기되는 '난민 문제'를, 국제 정치와 법의 사각지대에 의해 탄생한 현대적 문제임을 제기하며, 현대의 nationalism을 해체하고자 시도합니다. 이밖에도, 굳이 꼽자면 '한병철'도 여기에 속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폐단을 꼬집고 해체하며, 우리에게 생각해볼거리를 준다는 것이죠. 


4) 제가 위 글에서 언급한 무반성? 내지 반성 없이 극단적으로 '해체주의'를 수용한 폐단을, 저는 '개인주의 그리고 더 나아가 반지성주의'로 꼽았습니다. 이유는, 우리 인간 실존은 타자 없이, 순수히 개인적 삶으로만 영위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너무나도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보게 됩니다. 그 바탕엔, 집단과 전통에 대한 회의감과 염증을 느낀 개인들이 개인주의를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판단 해봅니다.. 더 나아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반지성주의는, '교육에 대한 부정과 더 나아가 진리는 없으며, 지성적 활동은 무익하다'고 조금 격하게 정의내릴 수 있겠습니다. 이 역시도 그 저변엔 교육과 전통에 대한 해체임을 주창하지만, 실은 개인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하는 것임을 엿보게 됩니다. '반지성주의'는 대표적으로 어떤 누군가로부터 주창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시대적 기운이나 흐름으로 보입니다.(저도 이건 연구 주제라, 아직 정확히 개념화 시키기 어렵네요) 이런 개인주의/이기주의와 반지성주의는 극단적 해체주의의 말로로 보입니다. 결국 인간을 원초적인 동물상태로, 인간 자신을 격하시키는 형태로, 자가당착에 빠지게 하는 움직임이라 생각이 되네요. 


5) 결론적으로, 어떤 철학적 사상이던, '극단'에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됩니다. 니체의 '해체주의'의 핵심은, 극단적 교조주의로부터 잊혀진 개인성과 상대성에 대한 회복입니다. 반대로 '개인성과 상대주의'가 극단주의로 나아가, '파편화'가 된다면, 이또한 역으로 다시금 '해체'가 필요하겠지요. 이렇듯 결국 철학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인간과 인간 공동체'에 대한 균형감 있는 시선과 사랑을 찾는 학문이 아닐까 조심스레 결론 내려봅니다. 하나의 사상에 너무 빠져, 그것이 정답이라고 하는 것은, 또다른 교조주의나 다름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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