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노우맨 Jun 08. 2023

가죽 자켓을 입고 출근합니다

사실 더 튀고 싶어

자유로운 근무 환경에서 일하나?


제가 일하는 곳은 정말 보수적인 곳입니다. 팀장도 팀원도 대체로 정장을 입습니다. 경영 지원 부서라 비즈니스 특화된 일들을 하거든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가죽이 주는 시크한 느낌은 포기할 수가 없는걸요. 가죽 블레이저, 가죽 치마, 가죽 장갑, 구두.


여름을 뺀 나머지 계절엔 꼭 입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사실 더 튀고 싶어


동료들이 저를 보는 시선이 따갑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원래부터도 시선을 전혀 즐기지 않는 편인데도 이런 옷차림을 고수하고 있어요.


아니, 때로는 더 과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멋있거든요...) 


사실 더 튀고 싶은데, 주목받기는 싫다니.


저는 꽤나 진지한 편이지만 진지충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합니다. 가죽이 저한테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는 나'임을 드러내지만 제한당하는 것은 싫은 그 느낌.



오히려 잘 하고 있다!


전 회사 안에 있는 나와 회사 밖에 있는 나를 분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것일까?

 

내 정체성을 회사 안에서는 최대한 숨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회사에 있는 내 자아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닐까요? 사회가 원하는 대로만 따라가면 되는 것이라면.


굳이 업무를 리드한다거나 창의적인 방법을 찾고 싶은 열망은 없겠지요. (물론 리더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긴 합니다.)


반면 나를 드러내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남들이 뭐라하든 눈치보지 않고 내 주관대로 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생각해 보니 시키는 일도 제 색깔을 넣고 프로젝트의 주인 행세하길 좋아하구요. 남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도,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하는 편입니다.


저는 결국 회사에 있는 나와 회사 밖에 있는 나를 분리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회사 안에 있는 나의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멋있는 사람이 되는데만 집중해서, 분리할 필요 없게 만들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가죽을 입는 나, 오히려 잘 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두 번째 스무 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