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노우맨 Jun 08. 2023

두 번째 스무 살

마흔이 시작인 이유



두 번째 스무 살


제 계획은 이렇습니다. 마흔 살이 되는 날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흑인 음악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춤도 출 수 있는 야외 파티가 좋겠네요. 사진을 전시하고, 40 풍선을 같이 매달고요. 와인과 따뜻한 음식을 함께 먹을 테죠.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생각이에요. 마흔 살 이전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마흔 살 이후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같은 나이를 맞이 한 친구들도 앞에 나와 발표를 하고, 그들의 시작을 환호성으로 응원할 작정입니다. 두 번째 스무 살을요.



전부 잘 이뤄냈고, Stop과 Go 중 골라!


주변에 마흔 살을 맞이한 분들은 참 생각이 많았습니다. 아이 키우다 보니 어느새 나이가 ‘들었다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서른넷이 보는 마흔 살은 이렇습니다. 사회적 커리어는 어느 정도 이룬 나이, 아이들도 잘 키워낸 나이. 전부 잘 ‘이뤄낸’ 나이라고요.


여태까지는 입사해서 잘 자리 잡기 위한 싸움을 했다면 마흔 살부터는 Stop과 Go를 고르는 때입니다. 어느 정도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겠고, 사회 초년생 때처럼 열정과 호기심이 생기지는 않고요.


다만 내가 여기에 더 들어갈지(높은 직급), 말지(새로운 사업 도전), 아무것도 하지 않을지(머무름) 결정하게 되는 때가 40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흔. 시작할지 끝맺을지. 그 무엇이든 결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나이!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정말 잘 알고 있다면요.



나의 40, 남의 40. 비교 불가!


저의 세대는 이렇습니다. 남들이 나를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게 중요한 세대. 그러니 YOLO(인생은 한 번뿐이다), 갓생(열심히 살자) 같은 말들이 유행했지요.


우리 세대는 마흔을 시작하는 나이로 여길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결정하겠다는 생각의 체계가 비교적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보다 열 살쯤 많은 세대의 분들은 쉰 살이 시작하는 나이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 스물다섯 살이 되겠지요. 세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시점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마흔에 읽는 니체’. 꽤 유명한 베스트셀러 책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을 읽지 않으려고 합니다. 니체의 마흔과 저의 마흔은 다를 것이니, 저는 저의 생각을 믿고 그저 제가 원하는 대로 밀고 나가볼 생각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지를 아느냐입니다. 후회 없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



시작해야 하는 이유


누군들 지는 해가 되고 싶을까요? 내리막길로 내려가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해야 하죠.


나이가 든다는 것은, 바꾸고 싶지 않고 모든 것에 익숙해 재미가 없고 성취가 없다는 것입니다.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는 것이요.


그런 기분보다는 활기 있고 즐거운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요? 그러니 취미든, 새로운 일이든 시작해야 합니다. 마흔이든, 쉰이든. 나이와 상관없이요.


두 번째 스무 살. 그날 저는 어떤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될까요? 나이가 들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다. 오히려 기대에 가득 차있어요. 어떤 내일이 될지.



작가의 이전글 회사에서 들어본 가장 기분 좋은 칭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