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18) 병원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애기 20대, 젊은 50대

by 에스


스레드를 한참 눈팅하던 시절,

댓글은 잘 달지 않으니

스레드는 나에게 이것저것 다양한 글을 추천해줬다.


그중 하나는

바로 "저 몇 살처럼 보여요?"라는 글이었다.


이 질문은

지금도 종종 피드에 뜬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남녀노소의 스레더들이

자신 있게 묻곤 한다.


사람들은 참,

외모로 보이는 '나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외모가 어떻든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다.



병원은 좀 이상하다.


40~50대 환자에게

“젊으시다”고 표현한다.


그 말을 들은 환자들은

간혹 놀라움을 드러낸다.


기분 좋은 너털웃음을 짓기도 하고,

어떤 분은 활짝 웃으며 말한다.


"요즘은 그런 소리 잘 못 듣는데…"


내가 일하는 종합병원은

3차 상급병원에 비해

진짜 ‘어린’ 환자가 드문 편이다.


그래서 40~50대 환자가 오면

정말로 '젊은이'가 된다.


동안이 아니어도,

외모가 특별히 젊지 않아도,


병원에선

그저 그 나이 자체만으로도

"젊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다면,

정말 20~30대 미만의 청년들은

뭐라고 부를까?





AI 생성 이미지(출처: chat GPT)




'젊다'를 넘어

우리는 그들을 "어리다"고 부르기까지 한다.


다 컸다고 생각한 나이, 서른.

병원에 오면 아기가 된다.


정말 보기 드문

20대 초반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날—


우리는 그 환자를

“아기가...”라고 불렀다.


그 말 속엔,

진심어린 걱정과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



내가 느끼는 환자들의 '젊음'은

60대까지다.


그 전까진

"아직 젊으시다"는 말이

입 밖으로 쉽게 나온다.


하지만

70대를 넘기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한다.


돌아가셨을 때,

69세와 71세는

분명히 다르게 다가온다.


70세를 넘겨야—

그래도,

'이만하면 사실 만큼 사셨지'

하는 생각이

슬며시 떠오른다.



참 이상하다.

죽음을 많이 겪은 직업인데도,


여전히 그 한두 살 차이가

이렇게 다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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