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 정말 주주에게 손해일까? - 회계학적 관점에서 본 진실
최근 대기업들의 물적분할 소식이 연일 화제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또 주주만 손해 보는 거 아니야?'라는 우려가 팽배한데요. 과연 기업분할은 정말 부정적이기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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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물적분할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핵심 성장동력인 사업부문을 떼어내 자회사로 만든 뒤, 이를 다시 상장시키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지주사 할인'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죠.
직접 소유하던 알짜 사업을 간접 소유로 바뀌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겁니다. 마치 맛있는 케이크를 직접 먹을 수 있었는데, 갑자기 포장지를 여러 겹 씌운 채로 줘서 실제 맛을 느끼기 어려워진 상황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흥미롭게도 해외, 특히 미국 자본시장에서는 기업분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바로 경영 효율성 개선 효과에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발표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김용미·이상혁 연구진이 발표한 「물적분할과 판매관리비의 하방경직성」 연구인데요.
※ 회계 전문 용어가 나오니 어려우시면 핵심만 챙겨가세요!
쉽게 말해서 비용이 올라가기는 쉬운데 내려가기는 어려운 성질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매출이 늘면 → 직원 채용, 광고비 확대 (비용 ↑ 빠름)
매출이 줄면 → 직원 해고 어려움, 고정비 부담 (비용 ↓ 느림)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비용의 경직성' 때문에 불황기에 더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1단계 발견: 분할 후 비용 관리가 유연해진다.
물적분할을 실시한 기업들을 추적 분석한 결과, 판매관리비의 하방경직성이 현저히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매출이 줄어들 때 비용 절감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뜻이죠.
2단계 발견: 지배구조가 약할수록 효과가 크다.
더 흥미로운 건 이 효과가 기업지배구조 등급이 낮은 회사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사업부별 독립성 강화로 불필요한 중복 업무 제거
각 조직의 책임 한계가 명확해져 비효율 요소 제거
복잡한 내부 절차 간소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 향상
사업부별 수익성이 명확히 드러남
비효율적 부문에 대한 개선 압박 증가
이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단순히 '주주 불리'라는 프레임을 넘어서, 실제 경영 효율성 개선이라는 실질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지주사 할인 문제 해소 방안
소액주주 보호 장치 강화
투명한 정보 공시 확대
이 연구를 보면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이 떠올랐습니다. 거대한 조직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각각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물적분할의 핵심 철학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요? 결국 기업분할의 진정한 가치는 '조직의 효율성'에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단기적 손실보다는 장기적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기업 재무와 회계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댓글로 질문 남겨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