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표류하게 된다
나는 수영을 못한다.
물속에서 숨을 쉬는 것도, 발이 안전한 땅에 닿지 않는 것도 너무나 무섭기 때문이다. 나에게 수영이란 마치 가장 불안정한 곳에 홀로 던져진 상황과 비슷하다.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모든 불안정함을 어떻게 견뎌내는 걸까? 자신을 고통으로 내던지는 일은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혹은 삶은 고통과 마찬가지라, 더 깊은 고통을 통해 삶의 고통을 줄이려는 노력일 수도 있다. 세상은 아주 멀리서 보면 너무나도 공평해서, 고난의 크기만큼 선물을 다시 되돌려주고는 한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작가는 자신을 물속으로 내던졌고, 살아남으려 열심히 헤엄쳤으며 어떤 교훈을 얻었던 것 같다. 그런데 웬걸, 그 내용이 모두 어떤 정답지에 적혀있는 것이다.
사람의 고뇌와 고민은 특별하지 않다. 이 순간 당신의 가장 크고 거대한 고민 또한, 인류 전체의 역사로 보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고민#101111 정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가 고전을 좋아해야만 하는 이유다. 과거의 누군가가 답을 찾았기를 바라며. 이 책은 저자와 스토아 시대의 철학자 세네카의 인생에 대한 정답지를 함께 적어놓은 내용이다.
“우리의 행동은 반복할수록 강화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다.
한 번 견디면 다음에도 견딜 가능성이 커지고, 한번 포기하면 다음번에도 포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반복하는 것들로 이루어진다. “
수영에서 배운 모든 것들은, 어떻게 하면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답과 닮아있다. 이런 것을 보면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생각하지만, 육체에서 배운 것이 정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수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을 ‘이기려’ 하지 않는 것이다. 물을 그저 흘려보낼 것, 무언가 잘 안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계속 헤엄칠 것. 헤엄치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표류하게 된다.
삶도 그렇다. 삶을 이기려 하지 말 것,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선택할 것,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살아지게’된다.
인생이 표류하는 것 같이 느껴질 때, 이 책이 정답지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본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
정강민 作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