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친구는 어느에게도 친구가 아니다
착하고 상냥하며 배려심도 깊은 초등학생 제오. 반의 모두가 그 행동을 칭찬하며 별명도 천사를 본떠 ‘안젤로’가 되었다. 그렇게 행복하고 선한 시간만 보낼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사건은 제오도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 아이를 옥죄어온다. 당연하다. 사람이 정말 모든 걸 배려하고 선한 마음만 가질 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 절대. 이 세상 누구도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친구는 어느 누구에게도 친구가 아니다“
자신은 계속 천사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반 아이들을 평화롭게 이끌어야 한다고, 아무도 시킨 적 없는 중대한 책임을 혼자 지고 있는 제오에게, 이모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전해준다. 비록 제오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냈지만, 아마 이모는 자신의 조카가 ‘모든 사람의 편을 들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라며 한 말이었을 거다. 그 말은 자신이 편을 들 누군가를 선택해야 된다는 의미다.
그런 제오를 아니꼽게 바라보는 여자아이가 있다. 이름은 ‘하진’. 하진은 매번 자기 주관은 없이 착하게만 구는 제오가 답답하다. 그녀는 늘 자신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선택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기에, 제오를 천사가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 바라봐 줄 수 있다.
사건의 끝에서는 결국 안젤로는 날개를 잃고 추락한다. 그리고 사람인 그냥 ‘제오’가 되었으며, 그렇게 자신을 칭찬하던 반 아이들은 전부 등을 돌린다. 그러나 유일하게 ‘하진’만은 남아있다. 이 책은 동화지만 사실 어른들의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늘 선택해야 한다. 모두의 편이 되겠다는 것은, 아무 편도 들지 않는 것과 같다.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은 늘 우리가 선택하는 것을 두렵게 만들지만, 선택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사람의 길이다. 우리는 천사가 아니니 말이다.
#본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안젤로와 안제오
최나미作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