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위키드>, 모순 가득한 환상의 세계를 매력적으로

존 추, <위키드(2024)> 리뷰

by 새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위키드'는 원작에서 단순한 빌런으로 나오는 '서쪽 마녀'에 서사를 부여한 작품이다. 이러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번안한 뮤지컬 '위키드'는 전세계적인 흥행을 불러일으킨 유명 작품인데, 본 작품인 영화 <위키드>는 이러한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다시금 번안한 작품이다. 결과적으로, 본 작품 <위키드>는 뮤지컬적인 매력이 가득하면서도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인 매력을 가득 담아낸 작품이면서도 서사적인 매력도 가득한 작품이다.


- 환상적이지만 모순적인 세계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위키드>의 세계는 판타지 세계이다. 동물들이 사람처럼 말을 하며, 마법이 실존하는 세계인 점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굉장히 모순적인 세계이다. 주인공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분)'부터 피부색이 '일반적'이지 않은 초록색이라는 이유로 멸시를 받고 있으며, 인간처럼 지성을 가진 존재인 동물들은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 '오즈랜드'의 구원자로 일컬어지는 '마법사(제프 골드블룸 분)'는 자신의 지배를 위해 동물들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는 존재이고, 이러한 세상에서 정의를 외치는 존재인 '엘파바'는 사악한 '서쪽 마녀'로 불리며, 그의 사망을 알리는 소식에 모든 국민들이 환호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모순 가득한 세계이지만, 작품은 이러한 세계를 뮤지컬을 통해 매력적으로 전달한다. 원작 뮤지컬의 스코어가 가진 힘이 굉장한 탓에 음악만 들어도 인상적이지만, 이를 시각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뮤지컬에 대해 문외한인 필자가 보았을 때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는데, 원작 팬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 상반된 선의로 극을 이끄는 두 캐릭터

<위키드>를 이끌어 가는 두 캐릭터, '엘파바'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분)'의 매력이 굉장하다. 먼저 눈에 띄는 캐릭터는 '글린다'다. '글린다'는 소위 '재수 없는' 캐릭터다. 모순 가득한 세상에서 이에 대한 의심 없이 기득권층으로 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우월감으로 타인을 도와야한다는 사상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가진 선의는 진심이다. '자신보다 못 한 이들은 도와야한다'는 우월감 가득한 그의 생각은 '글린다'라는 캐릭터를 밉지만은 않게 만든다. 이러한 캐릭터의 매력은 두 특징을 잘 조율한 각본과, 시선을 빼앗아가는 뮤지컬에 있다. 동시에, 이를 요정처럼 매력적으로 묘사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엘파바'의 매력이 느껴지는 부분은 다르다. '글린다' 캐릭터가 가진 매력은 그가 가진 우월감과 선의, 외적인 부분에서 기인하지만 '엘파바'의 매력은 모순적인 세상에서 보여주는 정의감과 모순 속에서 만들어진 열등감에 기인한다. '엘파바'가 갖는 열등감은 생각보다 크다. 보통의 피부색이 아닌 덕에 평생동안 멸시를 당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멸시를 주는 존재에 아버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의 비극성을 강화시킨다. 그는 분명 세상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굉장한 정의감을 갖고 있지만, 그가 가진 열등감에 눌려 있는 모습도 계속 보여준다. 영화 내내 보여지는 방어적인 태도가 대표적이다. 동물 차별에 적극적으로 반항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자신에 대한 비난은 방어적인 태도 이외에는 반응하지 않는 점이 대표적이다. 그림에서, 그가 가진 매력은 정의감과 함께 '억눌림'에서 저항할 때 온다. '오즈버스트블룸'에서의 저항 가득한 춤사위와, 'Defying Gravity'에서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작품은 이렇게 상반되지만 각자의 선의를 갖고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극을 이끌어간다.

- 'Defying Gravity'가 보여주는 통쾌함

원작 뮤지컬의 하이라이트이자, 영화의 하이라이트기도 한 'Dfying Gravity'는 굉장한 만족감을 주는 스코어이다. 계속 억눌려 있던 '엘파바'가 이를 벗어 던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를 단순하게 묘사하지 않고, 과거의 자신을 보고 이를 극복하는 장면과 함께 날아오름으로써 '엘파바'가 자신을 억누르는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것과 같은 통쾌함을 준다. 특히, '날개달린 원숭이'들을 뿌리치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장면은 '엘파바'가 겪고 있는 심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더욱 큰 몰입감과 통쾌함을 준다. 동시에, '엘파바'와 함께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지만 동시에 그를 응원하는 '글린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오프닝에서 보여지는 '글린다'의 알 수 없는 슬픔의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위키드>는 시청각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동시에, 잘 만들어진 캐릭터들을 통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2부작으로 제작되는 작품들은 1부에서 애매하게 마무리지어 아쉬움을 남길 때가 많은데, 본 작품은 1부만으로도 깔끔한 마무리를 제공하며 자체만으로도 온전한 감동을 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후속작이 기대되면서도, 1부만으로도 굉장한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