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에 대한 단상

서른 초반의 미혼 여성

by 머쉬룸

미혼의 장점은 많다.

얽메일 가족이 있지 않다는 점.

언제든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고 싶으면 훌쩍 떠날 수 있다는 점.

내 인생의 모든 결정은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점.

목표를 밀고나가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점.

아름답게 지낼 수 있는 일상이 더욱 많다는 점.


그런 미혼여성에게도 순간순간의 힘듦이 있다. 내가 미혼 여성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느끼는 가장 큰 점은 바로, 쉽게 보인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쉽다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게 그 중에는 쉽게 말해도 되는사람, 쉽게 일을 시켜도 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이가 몇이냐고 묻는 것도 쉽게, 남자친구가 있냐는 질문도, 연애는 몇번 해봤는지, 결혼할 뻔한 남자는 있었는지 참 쉽게도 물어본다.


그런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남편과 성관계는 하시나요?"

"남편을 사랑하시나요? "

"결혼해서 행복하신가요?"

"아이를 낳은걸 단 한번도 후회하신적은 없나요?"

"딸에게 결혼과 출산을 추천하실 건가요?"


왜 기혼은 미혼에게 무례한 질문을 던질 수 있고, 미혼은 기혼에게 '예의'라는 범주 아래 질문할수 없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 것일까.

회사 내의 사람들이 기혼 여성보다는 미혼 여성을 조금 더 쉬운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이 은연중에 느껴진다. 그런 부분들이 어쩌면 나의 한국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점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미혼이던 기혼이던, 아이가 있던 없던 모든 업무는 평등하게 주어졌고 각자가 그 업무를 충실히 해내는 곳이 있는 반면 기혼 여성의 힘듦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고, 그에 비해 아이가 없고 결혼도 안한 미혼 여성은 쉬운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은연중에 생각을 하는 사회도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은 내가 기혼의 삶을 온전히 알 수 없고, 출산하지 않은 내가 아이의 행복을 알 수 없듯이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사회가 마치 기혼과 미혼, 남성과 여성, 아이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을 모두 갈라놓고 서로간의 헐뜯음을 조정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게 유독 한국에서는 어렵다. 머리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일렁일때마다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생각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


미혼이라고 해서 언제나 삶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물론 기혼의 삶과 비교해 본다면야 관련된 인간관계가 적다는 점에서는 단순한 삶으로 보일 수 있지만, 미혼도 미혼의 나름대로 살의 고민과 애환이 있다. 가족과 가정에 대한 생각이 스쳐지나갈 때도 많다.


때로는 불평한점이 느껴지더라도 그것을 그 순간의 기폭제로 삼아, 내가 원하는 일의 목표를 다시한번 수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서른 초반, 결혼적령기의 미혼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사회는 조금은 무례하고 조금은 힘들고 조금은 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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