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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Feb 13. 2024

미혼의 설연휴(1)

부제 :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러니까 이 글은, 나의 34살의 설연휴를 잊고싶지 않아서 끄적이는 글이다. 이번 연휴에 오랜만에 언니와 남동생을 만나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연휴 첫날 우리는 신도림에 유명한 족발집에 가서 족발을 먹었다. 도착해서 30분만에 흡입하다싶이 하며 족발과 불족을 먹고 신도림 디큐브시티의 카페를 가려고 했다. 


그런데 카페를 가려다 말고, 문득 '롯데월드'에 가자난 의견이 나왔다. 연휴에 롯데월드라니!? 너무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며 신도림에사 잠실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오후 3시 반이 넘어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티켓을 사는 곳의 줄이 꽤 길었다. 기다렸다가 AFTER4 티켓을 집어들고 롯데월드 안으로 들어갔다. 


그 동안 애버랜드, 롯데월드를 다니면서 머리띠를 한번도 사보지 않은 나였는데 어쩐지 이번에는 꼭 동물모양 머리띠를 하고싶은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귀여운 곰돌이 머리띠를 9천원 주고 어느새 족발이 소화가 된 출출한 배를 이끌고 츄러스를 먹으러 갔다. 


츄러스 6개를 초콜렛과 아이스크림에 찍어먹고 있자니 '아, 이곳이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우리 가족은 실내를 돌아다니고, 실외로 나가서 무얼 탈까 고민하다가 아틀란티스에 줄을 서기로 했다. 대기시간은 70분이었지만, '왔으니 이건 타야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날따라 유난히 공차가 마시고 싶었는데, 마침 줄을 서는 곳 앞에 공차 가게가 보였다. 마시면 화장실을 갈 수 없어, 놀이기구를 타고 나서 꼭 마시자. 하는 얘기를 나누면서 줄을 기다렸다. 


30분이 지나고.. 40분이 지나고.. 드디어 놀이기구 앞까지 왔다! 야호!

너무 신날 것 같았다. 드디어 입장. 

옆에 가방을 내려두고 안전벨트를 매고, 안전바를 당겼다. 그리고 출발. 

그런데 너무 오랜만에 탄 탓인지 나는 너무너무 무서웠다. 중간에 집에 보내달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정말 내리고 싶었지만 꾹 참고.. 놀이기구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끝.. 후덜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실내로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공차를 마시고 싶었는데 공차가게가 실내에는 도무지 보이지를 않았다..

이런.. 다음으로 모노레일을 타고 롯데월드를 한바퀴 구경했다. 예전과 달라진 건 없었지만, 내 마음가짐이 변했다. '이렇게 오니 좋구나. 가족과 함께 있으니 행복하다.' 고 생각했다. 앞으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모노레일도 타고, 돌아와서 3D극장에서 짧은 영화 감상도 했다. 행복한 하루. 롯데월드만 갔다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너무 몸이 노곤해서 잠실에서 언니네 집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탔다. 삼남매의 연휴가 지나간 첫번째 날이었다. 

집에서 언니가 끓여준 라면도 먹고, 술도 마시고, 고기도 구워먹고, 과일도 먹었다. 참 이상하다. 가족에게는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나도 가족을 이뤄야 하나.. 하는 고민을 언니와 나누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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