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쉬룸 Feb 08. 2024

나를 사랑하는 법

그것이 알고싶다.

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고 싶었고, 지금도 사랑을 주고받는 관계가 갖고싶다. 어제는 퇴근 후 집에서 가만히 앉아있는데 내 곁에 누군가와 서로 대화를 주고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고, 또 한없이 우울감에 빠지려고 하는 나의 감정을 발견했다. 

그리고 만약 내가 지금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그에게 어떻게 행동할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좋은 것을 함께 먹고, 가고싶은 곳을 함께 가고, 그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해줄까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한참 생각에 빠진 나는, 대상을 '그' 에서 '나'로 옮겨보기로 했다. 햇수로 34년만에 처음해 본 생각이었다. 그동안 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했던 행동들을 왜 내 자신에겐 하지 못했을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타인을 사랑할때의 내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하기위해 나는 노력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 내가 정말 하고싶은 것들을 머리속에 떠올려 보았다.


첫번째는, 나를 잘 먹이는 것.

나는 과일을 좋아한다. 그것도 당도가 높고 신선한 과일을 좋아해서 비싼 과일을 사먹는 걸 좋아한다. 그동안 재테크에 미쳐있느라 과일을 사는 것도 고민을 하곤 했는데, 오늘은 나에게 좋은 것을 먹여주고 싶었다. 명절을 앞두고 한껏 치솟은 과일값이지만 그 중에서도 크고 맛있는 딸기를 골랐다. 나에게 좋은 것을 먹여줄테다. 


두번째는, 갖고 싶은 것을 갖는 것.

나는 가지고 싶은것이 참 많다. 어렸을 때는 옷을 너무나 가지고 싶었고, 30대 때는 향수에 빠져들더니 이제는 나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게 선물로 주고싶다. 그러면 나는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살고싶던 공간의 전세매물이 나오던 것을 여겨보고, 매물을 볼 약속을 잡았다. 


세번째, 나를 이쁘다고 해주는 것. 

사실 나의 거울 속 모습은 이제는 너무 익숙한 모습이기에 어떤 부분이 이뻐보이는지는 잘모르겠다. 그런데 타인을 만나면, 타인의 모든 모습은 나에게는 새로운 모습이니 어떤 모습이더라도 칭찬을 하게 되고 매력에 빠지게 된다. 나는 이제 나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TOXIC 한 관계 끊어내기.

내 기준으로 TOXIC 한 관계란, 가끔씩 올라오는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붙들고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괜히 카카오톡에 친구들 프로필 사진을 보기도 하고, 오랜만에 얘랑 연락해볼까 생각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연락을 하더라도 시시콜콜한 얘기, 정말 알맹이 없는 얘기만 톡으로 주고받는다. 

이런 관계가 내게 좋지 않은 건 무엇이냐면, 연락이 끝나고 나서 더욱 깊은 외로움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TOXIC한 관계를 끊어내기로 했다. 정말로 연락하고 싶은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연락하지 않겠다.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 타인이 내게 호의를 주는 행운을 얻었던 것이고, 사랑하기 전에 나와 타인은 아무런 관계도 없던 사람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별의 후유증에서 조금은 빠져나올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알고있다. 

분명 먼훗날 미래의 나는, 미래의 내가 사랑에 빠진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지금껏 사랑이 연결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분명 나는 사랑받고 있을 것이고, 사랑하고 있을 것이고. 그를 만나기 위해 이 시간들을 견뎌왔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그래서 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싶었다. 나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나를 인생에서 가장 빛나게 만들어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저출산이 문제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