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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Feb 16. 2024

어차피 혼자 죽는다

싱글, 죽음에 대한 생각

나에게는 죽음에 대한 환상이 있다. 내가 낳은 자식들 가운데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는것. 잘 살아왔다는 감정을 느끼며 죽는 것. 그런 생각을 하면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사그러진다. 

어차피 나는 태어날 때도 혼자였고, 죽을 때에도 혼자 죽을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부모, 자식이라도 죽음을 대신해 줄수는 없다. 마치 나의 인생을 그들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후회없는 죽음을 위해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인생을 살다보면 수많은 갈등상황을 만난다. 부모님과의 갈등, 애인과의 갈등, 친구와의 갈등, 때로는 나 자신과의 갈등도 겪는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나도 잘 모르기 떄문이다. 그럴 때,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랑', '종교', '부', '성취', '성장' 이다. 갈등 상황 속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나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방향을 설정한다. 그리고 나서 결정을 하면, 결정에 대한 후회가 줄어든다. 나는 인생을 그렇게 살고싶었으니까.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가 원하는 길이 나와는 정반대일 수 있고, 내가 가려는 길이 나의 부모,형제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반대하는 길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학시절,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로 나 자신이 바라던 것이라고 줄곧 믿어왔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성장과정에서 들었던 부모님의 바람인지, 아니면 내 곁에 있어주던 남자친구의 바람인지 헷갈리는 결정들이 다소 적지않게 있다. 


그 중에서는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수 있던 결정도 있었다. 당시에 나는 해외취업에 목말라 있었지만, 남자친구는 반대했다. 안전을 이유로 들었다. 그렇게 나는 도전을 할 용기가 꺾였고, 국내기업의 해외영업을 담당하며 목마름을 해결했었다. 

그러나 당시에 남자친구가 아닌, 나의 진짜 꿈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나는 아마도 외국으로 나갔을 것이다. 나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결정을 그 때 내렸을 것이다. 


20대의 그 결정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더욱 안타깝다. 30대인 지금, 인생의 황금기인 지금, 이제서야 나는 나의 인생을 오롯이 혼자 걸어가고 있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래서 나에 대해 끊임없이 살펴보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나는 안정감 보다는 모험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이건 20대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다만 그 모험의 수위가 약해졌을 뿐이다. 

내 마음을 살펴볼 때 중요한 점 한가지가 더 있다. 바로 나 자신에 대해 솔직해지는것, 거짓말로 포장하지 않는 것이다. 마음 속 깊은 곳, 저 끝에 나의 목소리가 힘겹게 외치고 있는데 그걸 뒤덮은 어른들의 바람대로 인생을 설계하진 않았는지, 어른들의 꿈을 내 꿈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았는지 나는 계속 의심해가면서 나의 목소리를 찾아내고 들어야만 한다. 


한 때 '외국에 나가는 것보다 한국이 안정적이잖아. 한국시민이 한국에서 사는게 가장 편하지 외국나가면 다 고생이야'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 생각의 이면에는, '내가 외국에 정말 나갈 수 있을까? 나는 안될꺼야.' 하며 나 자신의 능력을 의심했던 나의 자아가 있었다. 


그러므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죽는 그 순간에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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