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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Mar 10. 2024

젊다는 것에 대해서

꼬리질문을 따라서

나는 1990년대에 태어났다. 만으로 32살이니 벌써 한 세대를 살아낸 사람이다. 다음 30년을 어떻게 살아햐 하나 싶다가도, 현재의 젊음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두렵다. 어린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점은 분명 좋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겪게 될 노화의 순간들을 마주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사람은 태어난 이상, 누구나 나이가 든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태어남으로 인해 생로병사를 모두 겪게되기에 이러한 부분때문에 아기를 낳는 것은 여전히 절실한 고려사항에 들어가지 않는다. 나는 생즉고라고 믿는다. 삶은 고통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은 여성일 수 있는 기간이 유한하기 때문에 그 시간안에 또 하나의 생명체를 탄생시키고 싶어하는 본능을 언젠가는 실현시키고 싶어한다. 물론 이 본능이 내 이성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답변할 수 없지만.


삶에 대한 고뇌에 빠져드는 순간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내가 두려움을 더 자주 경험한다는 것과 바꿔말할 수 있다. 두렵지만 자유로움이 공존한다. 누구에게도 간섭받고 있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내 자신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지금은 싫었던 것이 나중이 되면 좋아지기도 하고, 과거에 두려워했던 것이 지금은 그렇지 않기도 한다. 


지금의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젊음이 사라지는 것이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젊음을 함께 공유할 사람이다. 

나는 답을 알고 있지만 답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인생이 그 방향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노력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에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정말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나 자신을 맡겨도 되는 것일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노력할 마음의 힘이 없다는 게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노력했더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서 먼 훗날 바라봤을 때 지금의 그 결정을 후회하면 어떻게 되는건지 나는 너무 두렵다. 


내 인생의 신조 중 하나는, '출산 빼고는 모두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좋다.'

출산은 하고 나서 후회하며 안된다. 태어난 생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미 태어난 나이를 뱃속으로 돌려놓을수도 없다. 그런데 주위에 아이를 낳고 후회하는 여성을 나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그러니 출산 빼고는 모두 경험해보고 후회하는 것을 선택하는 편인데 출산에 대한 생각이 확립되지 않으니 모든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진다. 


다시금 생각한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혼자 자유롭게 살자, 그리고 다시 꼬리질문이 들어온다. 그래도 괜찮을까?

괜찮다. 괜찮을 거다. 다독이며 살아가는 수밖에.

오늘도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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