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카페 인스밀, 새빌
계속해서 외부인지 내부인지 모를 ‘길바닥 컨셉’의 공간들이 생기고 있다.
우리끼리 하는말로 ‘길바닥에 나앉은 느낌을 좋아하는 현상’을 몇년째 지켜보고있다.
이런현상을 나름대로 해석해 보면
-깨끗한데서만 살아본 요즘의 결핍없는 젊은이들에게 폐허는 낭만으로 느껴지기때문에
-폐허의 당사자가 아니기때문에 강건너 불구경하는 심리
-폐허와 대비되는 ‘새것’의 오브제, 디스플레이를 매치한것을 보는 재미
이런 요소들이다.
어느 매거진에서
-폐허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이 이룬 성취의 덧없음을 떠올리며 구원을 얻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파괴된 것에대한 관심이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는 이야기도 읽었음.
알랭드보통의 책 <불안>의 내용중
드물게 나타나는 순간적인 영혼의 상태를 표현하는 복합어(Weltschmerz - 감상적인 염세 감정, Schadenfreude - 남의 불행을 고소해하는 마음, Wanderlust - 여행을 좋아하는 마음)를 만들어내는 데 명수인 독일인은 Ruinenempfindsamkeit(폐허에 대한 감상적 태도), Ruinensehnsucht (폐허에 대한 동경), Ruinenlust(폐허를 좋아하는 마음) 등 낡은 석조건물에 대한 느낌을 묘사하는 새로운 용어들을 만들어냈다.
폐허를 좋아하는 심리에 대한 단어 3개를 찾았다.
몇년전 독일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샤덴프로이데’ 라는 = 다른사람이 안될때 느끼는 불행한 기쁨 이라는 단어를 보고
우리말중 ‘쌤통’ 보다 사실적이고 현학적인 단어를 알게되서 기뻤는데
‘길바닥스타일’을 대체할 또다른 단어를 찾아서 기쁘다.
그리고 최근 제주도에서 본
Ruinenlust 가 표현된 두개의 공간을 소개한다.
<새빌>은 굳이 찾아가야만 하는 제주 내륙에 위치한 카페이다.
오래 방치되어 있을법한 리조트의 간판을 그대로 두었다.
보수를 최소화한듯한 외관이 정말 폐허스럽다.
세월을 정면으로 맞아온듯한 외관에 유리글라스만 한겹 덧대었고
요새의 상업시설에서 쉬지않고 쓰이는 디자인요소 연속적 아치와
콘크리트를 파내어 만들어낸 난간장식 등을 볼수있다.
<인스밀>은 내부의 바닥도 외부처럼 느껴지는 허술한 밀폐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특징이다.
건물만 똑떼어서 보면 시골의 오래된 단층건물처럼 보이지만
잘자란 나무들과 울려퍼지는 ‘영’한 음악과 사람들로 인해
매우 활기가 넘친다.
다들 제주도, 폐허의 감상에 젖어있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