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는 자’와 ‘찾아내는 자’의 숨막히는 추격전
그동안 상업 공간을 만들때마다
사람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건물의 외관은 정면에 매우 신경을 쓰고
-컨셉을 제대로 알리려는 간판을 만들고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하는듯한 출입구를
만들려고 많은 애를 썼다.
진입후 혹시라도 공간안에서 길이라도 잃어서
짜증유발 장소가 될까봐
‘웨이fㅏ인딩’에도 매우 신경써왔다.
(물론 지금도 신경씀)
[*wayfinding -사람이나 동물들이 물리적인 공간에서 스스로 위치를 찾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모든 방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저세상 힙이라는 ’힙지로’의
‘저세상 웨이파인딩’을 경험하다보니
상업시설로 고객을 유입하기위해
-대로변에 출입구를 내고
-노출이 잘되는 길모퉁이에 점포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팔고
-내점포의 간판을 더 크게만들어서 높게 걸기 위해 다른세입자들과 신경전을 벌이는것이
‘다 옛날이야기였다.’
...
라고 말할때가 머지 않은것 같다.
온라인과 연동하지 않으면 결코 찾아갈수 없는,
엄청난 위장술을 하고있는,
힙지로의 공간들.
인쇄소나 공업사의 간판이 달린 출입구의
벽이나 기둥에
정말작은 글씨하나만 있거나
아니면
그냥 아무 간판도 없거나.
그래도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보면
한적한 을지로 길목이 무색하게끔
많은 사람들이 드글드글 대는
밀도와 반전있는 공간이 출몰해서
흠칫.
이걸 몇번 반복하는 '체험' 이 을지로의
강한 인상이다.
1.
나를 비웃는 듯한 공간들
“찾을수있으면 찾아보시던가
온다고 해도 우리는 어짜피 당신이 앉을자리는
없을 확률이 높거등
하하하”
그래
이렇게 숨겨놔도
사람 많이 와서 좋겠어들.
상업시설에
간판이 있어야된다고
누가 정해놓은건 아니니까.
(왜 나는 삐졌을까)
2.
반전 있는곳에 인스타그램이 찾아갑니다.
20대가 좋아하는(왜?) 7080감성
외국인이 일깨워주는 막걸리의 참맛
특히 외국인 서버가
계속 시음용 막걸리를 갖다준다.
영어로 듣는
각 지역막걸리의 발효과정과
친환경 농사지은 쌀에 대한 이야기는 신박하다.
술좀 들어간김에
영어좀 해볼까?
이런저런 영어대화 시도하면
잘받아준다.
또하나의 꿀잼은
(뭐 이가게의 특징이라기보다는
막걸리 먹으러 오는 손님들의 공통된 특징)
모든테이블마다
모든 일행마다
'마스터'가 한명씩있는것.
-드라이한것부터 먹어야 한다.
-이 막걸리는 시간이 지나야 맛이 살아난다더라
-이 막거리는 이 음식과 먹어야된다.
이런 이야기들로 분위기를 유도하는
테이블의 '마스터'
엿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봇뜰막걸리의 매력에 빠져버린 나에게
우리테이블의 '마스터'는
너도 이제 드디어 세상의 자극적인 맛에 질린게야...
라고.
평가했다.
왓? 전혀. 아니라고! 아는척하지말라고!
3.
아무 사전정보도 없을때 만나는 을지로 스팟
을지로가 왜 힙하다는거야
나도 한번 가볼까? 하고
맨몸으로 이곳에 찾아도
만날수 있는
친절한 장소들이
있기는 있다.
속전속결로 한잔하기 좋은곳
그리고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떠들어도 되는곳
여기
두군데만 들러도
배찢어지고 시끌벅적하게
놀다갈수 있을것 같긴 하다.
(하지만 힙지로에서 놀았다고 하긴좀.)
4.
올려다 보거나
5. 쫓아가 보거나
저기에 뭐가있다고
저아이들은 저골목을 가는것인가.
궁금증에 슬쩍 뒤를 밟아본다.
6.
비일상적 체험이 끝나면 편안하게 쉴곳도 있어야지.
재난문자 간간히 울려주는 주말에
힙지로의 암호화된 구석구석을
한손에 스마트폰을 꼭쥐고 다녀보았다.
-비일상적인 장면들
-이제까지 애써왔던것을 김빠지게 만들어버리는 공간들
-놀래고 즐기고
-간간히 고개를 절레절레
-저세상 힙이 저기계시다! 소리도치고
이 모든것이 '놀이' 였다.
재미있는 놀이를 하다 돌아온 느낌.
참고로
5조5억개의 휴가지를 찾아봐도
마음에 감흥이 없어서
여름휴가도 안갈정도로 무기력해
입맛도 눈맛(?)도 없는 요즘인데도.
을지로에 호텔까지 잡아가며
살펴본 힙지로의 면면에는
감상이 넘치는걸보니
아직도 여름휴가지를 못정했다면
힙지로 함 가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