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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Oct 26. 2020

새는 비바람 거센 날 둥지를 짓는다.

내 인생 시나리오 쓰기로 코로나시대 둥지를 짓는 사남매맘 

비대면 시대, 언택트 시대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진 표현이다. 

새는 가장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둥지를 짓는다고 한다. 거센 비바람과 힘든 환경 속에 지은 둥지는 그 단단함이 평온한 날 지은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새는 내 새끼가 살아가야 할 공간이 확실히 안전한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모진 환경을 뚫고 만들어진 둥지를 택했다.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직군의 사람들이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 와중에도 가장 큰 변화의 소용돌이를 겪는 것은 나처럼 완전한 전업주부도 아닌, 워킹맘도 아닌 애매한 선상에 있는 나 같은 엄마 사람들이었다.


평소 나의 패턴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놓고 낮시간을 활용해 글을 쓰던, 공부를 하던, 배우러 다니던 제2의 나의 인생을 위한 준비시간으로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보장됐던 시간이 통째로 날아갔을  뿐만 아니라 이 시간들이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제일 힘든 일들로 잠식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사탕을 뺏긴 것도 모자라 가장 싫은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당한 어린아이의 기분이랄까. 


시국이 이러하니, 나도 이참에 잠시 쉬어가자 싶었던 것도 하루 이틀이다. 바이러스 시대가 장기화되자, 아이들도 지쳐갔고 내 모든 행방에 브레이크가 걸린 엄마도 삐걱대기 시작했다. 그래도 놓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부여잡고 하루하루 버티기를 하던 때였다. 그 동안 책과 강연과 유튜브 대학을 통해 어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참 많은 도움을 받아왔던 김미경 강사가 ‘리부트’라는 책을 출간했고, 일약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부러움과 동시에 내가 이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어쩌면 이 희미한 미래를 맑게 해 줄 확실한 길이 아닐까? 하는 직감이 나를 이끌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내가 필요한 핵심 내용들이 쓰여 있었다. 이 시대에 내가 가진 핵심역량을 다시 점검해보고 내가 갖춰나가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나열해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정신없던 삶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나만의 시나리오는 어느 누구도 대신 써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내가 나를 위한 미래 시나리오를 써보는 시간을 나의 새벽 글쓰기 멤버들과 같이 가졌다.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는 멤버들이라 이 책을 거의 읽어보았지만 이렇게 핵심 부분을 필사하고 시나리오를 쓰는 순서를 갖추어 내 것을 직접 써 본 사람들은 드물었다. 쓰고 나니 선명하게 내 5년 후 미래가 그려져서 좋았고, 내가 나의 언어와 내 손가락으로 쓴 것만이 더 강하게 내 것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후기가 속출했다.

나도 새벽 글쓰기 팀에게 제공할 자료로 정리하면서 나의 시나리오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아직 김미경의 리부트를 읽어보지 않았거나, 읽었더라도 내 손으로 직접 나의 5년 후 시나리오를 써보지 않았다면 다음과 같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을 써 가는 간단한 방식으로 내 인생 시나리오를 써보자. 나중에 써봐야지 하면 그 나중은 오지 않는다. 지금 당장 모니터를 열어, 혹은 다이어리를 펴서 질문을 적고 사이사이 내 답을 쓸 공간을 비워두자. 나는 다음과 같이 나의 인생 시놉시스를 정리해 보았다.     



STEP1. 나와 세상을 분석하라.

1-1 앞으로도 여전히 필요한 나의 핵심 역량은?

나의 핵심역량을 단연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나만의 차별화를 생각해 봤다. 그랬더니 답이 나왔다. 답은 바로 지금 내가 하는 행동에 있다. 나는 매일 새벽에 4시에 일어나 글을 쓴다. 그 이전에도 오랫동안 혼자 써오긴 했지만 함께 새벽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혼자서는 꾸준히 쓸 수 있었다. 새벽에는 마음먹으면 쓸 수 있었다. 그런데 강한 동기부여가 없어지니 꼭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새벽 글쓰기가 습관으로 완전하게 자리잡지 못하고 생활 속에 들락날락했다. 이 점을 착안해 내가 리더로서 책임감을 떠안고 같이 새벽에 글쓰기 할 멤버를 소집했다. 해보니 효과가 안팎으로 너무나 좋다. 1기 멤버부터 전원 새벽에 모두 글을 쓰고 있다.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전원 새벽에 글을 쓴다니, 내가 그렇게 하자고 설득하고도 이게 실화인가 싶다. 그렇게 핵심역량은 진화되고 다듬어져서 만들어졌다. 


1-2 앞으로 보완해야 할 나의 역량은?

디지털 기술이 모자란 것 같다. 노션을 배워가면서 더듬더듬 익혀가고 있지만 여전히 디지털 도구나 플랫폼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좀 더 능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부족역량은 '기획력'이다. 횡적으로 글을 막 늘어놓는 재주는 있지만 이것을 뾰족하게 기획해서 돋보이게 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계속 내 책을 내고 다른 사람도 책을 내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은 입장에서 글쓰기 트레이닝을 함께 해 나갈 역량은 점점 채워지고 있지만, '책 기획력'이라는 코어 스킬이 부족한 듯하다.

1-3 내 일과 관련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책이라는 콘텐츠에 있어서의 강력한 변화는 전자화이다. 리디북이나 밀리의 서재처럼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 전자책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활자로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욕구와 더불어 종이책의 클래식한 가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형태로 출판 트렌드가 변할 수는 있지만 책이 주는 그 고유한 향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글을 지어내는 역량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STEP2. 리부트 공식에 대입해 10줄 시놉시스를 써라.

1. 리부트 공식에 대입해 시놉시스를 완성하라

리부트 공식 1. 온 택트 2.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3. 인디펜던트 워커 4. 세이프티

나는 국내 최고의 출간 메이트가 된다. 자신의 책을 내고 싶은 니즈가 있는 사람들에게 기획과 시스템을 제공하여 최적의 책 쓰기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책 쓰기 앱을 개발하여 책과 사람의 문턱을 낮춘다.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책을 쉽게 쓰고 저자가 될 수 있는 출간 메이트가 되어있다. 일단, 이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을 나를 통해 임상실험을 거친다. 나는 책 한 권을 낸 저자가 아닌 현대판 정약용 '다산의 상징'이 되고 싶다. 한 사람의 인생이 흐름에 따라 엮는 대로 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로서 증명해 보이고 싶다. 그것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대한민국을 책 쓰기 공화국으로 만들고 싶다. 작가는 인디펜던트 워커의 대표적인 직군이다. 어느 곳에도 귀속되지 않는 완전 자유형 프리랜서 작가로 우뚝 선다.  


디지털을 이용한 책 쓰기 프로그램과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K-Publication System이 되어 글로벌하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려둔다. 한국의 많은 좋은 것들을 책을 통해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전파해 가는 글로벌 플랫폼을 개발하여 한국을 중심으로 책으로 세계화하는 신 개념 출판문화를 선도한다.  글로벌 책 소통은 대면과 비대면 사이 경계에서 안전하게 세상을 연결해 주는 고전적이면서도 디지털화된 최적의 문화교류 시스템이 될 것이다.          


STEP 3. TO-DO_LIST를 만들고 즉시 실행하라.

3-1. 투두 리스트가 지금의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해낼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여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새벽 글쓰기 모임을 조금 더 시스템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루에 한 꼭지 반드시 내 책 원고를 쓴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킨다. 이 핵심 약속이 좋은 책을 많이 출간한 다산 작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해 줄 핵심 역량이기 때문이다. 

3-2. 혼자보다는 팀을 만들어서 실행하는 게 효과를 극대화한다.

나에게 부족한 책 기획력을 도와 함께 일할 사람과 협업을 구상 중이다. 그리고 출판사에 피칭하고 출판업계와 연결시켜줄 출판 액셀러레이터도 함께 협력하는 초기 기획 상태에 있다. 각자의 능력이 있는 3~4명의 핵심인재의 합이 효과의 극대화를 가져올 최적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3-3. 실패를 통해 계속 수정해야 한다.

나의 출간이 이토록 오래 걸리고, 잘 성사되지 않은 그 실패에서 수정. 보완해야 할 사항을 찾았다. 바로 전체 내용을 잘 드러나게 표현하는 브랜딩의 부재였다. 그것을 알고 채우고 나니, 새로운 길이 보인다. 내가 리드하는 첫 소원 쓰기 모임을 통해 더 체계적인 시간 배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것을 이번 새벽 글쓰기 모임에 적용 활용해 루틴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실패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는 이 경험치를 잊지 말고 실패에서 성공의 정수를 뽑아내는 인사이트를 잊지 않아야겠다.          



지금 쓴 대로 5년 후의 내 모습이 변화한다 생각하면서 질문에 답을 쓰면서 찾아 나갔다. 5년 후 내가 정확히 이 모습이 되어 있을 거라고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길이 보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고 발걸음을 내 딛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숲 속에서 길을 똑 같이 헤매고 있더라도 안개가 자욱해 앞이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다. 이 불안함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주저하는데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게 한다. 하지만 똑같은 숲에서 헤매고 있더라도 안개가 걷혀 앞이 훤히 보이는 순간 마음의 불안함이 사라지고 평안이 찾아온다. 내가 디뎌야 할 길이 눈에 보이기만 해도 내 행보의 퀄리티는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리부트 시나리오 쓰기는 꼭 해보라고 권유한다. 운영하는 새벽 글쓰기 습관 방에서도 나에게 쓰는 편지에 이어 매주 마지막에 진행하는 핵심 콘텐츠다. 이를 써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확실하게 비포 애프터가 달랐다. 

한편, 코로나가 아니라면 내 인생 시나리오를 이렇게 써 볼 기회가 대중에게 왔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위기를 기회라고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기회로 보인다는 사실도 리부트 시나리오를 쓰면서 얻게 된 또 하나의 깨달음이다. 


새가 자신의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바람이 가장 거센 날 둥지를 짓듯 코로나의 어려운 시국의 내 인생 시나리오 쓰기가 엄마들에게 둥지짓기가 되길 바란다.  오늘도 나를 지키고 내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이 각자의 둥지를 단단하게 짓고 이를 지켜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글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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