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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Aug 11. 2021

여름엔 낮잠이 자기계발이다.

게으름의 미학, 멈춤으로서 새롭게 달린다.


글의새 6번째 주, 수요 칼럼데이를 맞았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우리 글벗님들 모두모두 완주의 선상에서 이 새벽을 함께 지켜주고 계십니다.

약간의 개인차와 미세한 차이들은 있지만 따로 또 같이 100일의 끝을 향해 동행해주고 계신 글벗님.


마음의 방황기를 맞은 요즘, '늘 그자리에 든든한 글벗님'들이 큰 위로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억지로 말고 제 마음의 소리에 작은 발 맞추어 자연스럽게 커가는 스텔라가 되어볼게요.


밝은미소님 말씀처럼 바닥찍고 올라오면 더 좋은 일상이 펼쳐져 있을런지도 모르겠네요.

흔들리는 생활속에 늘 영점초점을 맞출 수 있는 곳.

영혼의 친정같은 글의새가 되면 좋겠다고 다시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자. 이번주는 어떤 칼럼이 좋을까. 하고 칼럼 사냥을 하러 돌아다니다가 딱 제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어 

픽 해 왔습니다.


오늘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주제 '게으름'을 담은 이야기네요.


<필사시작>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638] 게으름 예찬

8월 10일 오늘은 ‘세계 사자의 날’이자 ‘게으름의 날’이다. 이 얼마나 기막힌 조합인가? 아프리카 평원의 여름은 거의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날씨의 연속이라 깨어나 돌아다니는 것보다 자는 게 유리할 때가 많다. 사자는 하루에 대충 18~20시간 정도 잔다. 때로는 24시간 내리 존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동물을 뽑으면 사자는 코알라, 나무늘보, 하마 등과 함께 늘 메달권에 들어 있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고 번역된 책에서 철학자 버트 러셀은 100년 전 영국 사회의 일자리 문제를 진단한다. 한정된 일자리를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너무 부지런히 일하는 바람에 나머지 많은 사람은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그의 영향인지 모르지만 유럽은 주 5일제를 넘어 주 4일제로 진입하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근면한 나라 대한민국은 지금 주 52시간 근무제와 씨름하고 있다.


호주 소설가 로버트 디세이는 ‘게으름 예찬’에서 “느긋하게 있을 때 우리는 가장 치열하고 유쾌하게 인간다울 수 있다”고 단언한다. 깨어 있는 동안 쓸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애써 잠을 청하거나, 게임이나 스포츠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이며 멍 때리고 있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 게 아니라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세계 사자의 날’은 2013년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 주베어(Joubert) 부부가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함께 제정한 날이다. 반면 ‘게으름의 날’은 누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걸 밝히려고 열심히 자료 조사를 하는 것은 ‘게으름의 날’ 취지에 맞지 않는다. 올림픽도 끝났겠다 오늘은 그냥 하루 종일 밀린 드라마나 보며 빈둥거리면 좋겠다. 오랜만에 책을 읽어도 좋다. 읽다가 잠이 들면 더 좋고. <필사 끝>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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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상 서가에 많은 자기계발서와 글쓰기 사이에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입니다. 발간된지 오래된만큼 시대에 떨어지는 이야기도 간간히 보이지만, '자기계발'로 일관되게 학습된 우리의 관점을 새롭게 해 줄 좋은 책이니, 글벗님들 책 전체를 일독해 주시는 것도 권유드려요.

저는 오늘 본문중에 발췌하기는 애매해서 책을 한참 뒤적뒤적 하다가 옮긴이의 서문을 필사해봅니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저자버트런드 러셀출판사회평론발매2005.04.25.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지 못하다고 느낄 때 먼저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고 이어 사회를, 역사를, 인류를 돌아보게 된다. 행복의 내용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다르겠지만 사람의 행복을 조건짓는 본질은 지구촌 어느 시대의 인간에게나 공통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조직화된 구조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의 우리는 흔히 자신의 무능력과 게으름에서 불행의 원인을 찾기 쉽다. 때문에 '행복해지려면 게을러지라'는 러셀의 처방은 우리를 잠시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그러나 러셀이 말하는 게으름은 실용주의와 목적 달성주의에 떠밀려 이익만을 추구하고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진정한 인간성 회복에 꼭 필요한 여유인 것이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 발표됐던 1953년 당시 영국에서처럼 오늘날에도 러셀의 주장을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고 코웃음칠 독자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러셀의 주장이나 그가 제시하는 해결 방법에 대한 의견 차이는 있겠지만 이 책의 곳곳에서 나타나는 그의 이성적 고뇌와 열렬한 휴머니즘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옛 글이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를 감동과 흥분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TV를보라. '우리는 지금까지 쉬지 않고 뛰어왔습니다. 이제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라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과연 무엇을 위해 헉헉대로 달려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성찰해 볼 때다. 그런 다음, 뛰어도 늦지 않다.


                                                            --  버트런드 레셀 [게으름의 찬양] 역사 송은경의 서문-



<스텔라 칼럼 예시문>

잠은 겨울잠보다 여름잠이지

"자기 계발서로 성공한 사람은 결국 그 책을 쓴 사람뿐이다" 


성공하지 못한것은 개인의 노력부족, 능력의 미달이라는 함정에서 오늘도 대부분의 우리는 전전긍긍의 삶을 산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내 자신의 의미로 어떻게 재정의할지 생각해볼 틈 없이 그렇게 '일단 어느정도 이뤄놓으면 그 언덕에 올라서면 그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당찬 희망으로 말이다.

연간 캘린더에 수 놓인 많은 기념일 중 8월 10일도 무슨 날에 해당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알고보면 현대인들이 꼭 알아야 할 날 베스트 탑에 들어야야 마땅한 날, 게으름의 날이자 세계사자의 날이다.

평원에서는 깨어있는 시간보다 자는것이 더 유리한 삶이 이어진다. 문득 사람의 삶과 평원의 삶이 얼마나 다를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지점이다.

아무리 '먹고 사는 것만이 다가 아닌' '고차원적인' '만물의 영장인' 이런 수식어를 달아도 역시 기본은 먹고사니즘을 해결하며 하루하루 생명을 이어가는 생명체중 하나인 인간이다. 그럼에도 요즘 세상돌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면 '먹고사는것' '안전한 보금자리'에 대한 위협은 사실 야생보다 더 나을게 무언가 싶을 정도다. 


그렇게 똑똑하다는 만물의 영장이 동물들도 모두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보금자리'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 어떤것으로 잘난체를 이어갈 수 있는지.

그런 면에서 지나치게 '성공'과 '노오력' '아프니까 청춘이니 아픔에 토를 달지 마라'는 현대판 위로는 씁쓸하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니까 슬픈거다. 청춘의 아픔을 함부로 일반화할수 없다. 청춘이란 이름이 그 누구에도 해당되는 특수성을 설명해 줄 수는 없다. 자신의 아픔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향햔 길' 위해 서 있는 아픔인지는 본인만이 정의할 수 있다.


평원의 사자 그의 현명함을 배워야겠다. 너무 애쓰지 말자. 사자가 하루종일 평원에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과 20시간을 졸고 자다가 딱 눈앞에 먹이가 나타났을때 비축된 에너지로 쏜살같이 사냥감을 낚아채 배를 불리는 것 중 어느것이 현명한지 본능적으로 알기에 그는 대부분 졸고 자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동물의 본능적인 행위에서 우리 사람들이 삶의 지혜를 배워야 할 시간이 왔다. 그리고 머리로 말고 몸으로 깨우쳐야 할 용기를 내야 할 때기도 하다.  코로나가 경종을 울리듯 우리 시대는 '멈추어야만 사는 시대'에 돌입했다. 누가 더 잘 현명하게 멈추는가에 따라 행복의 척도를 다시 세워질 시대다. 


어쩌면  잘 멈추는 방법이 줄줄이 자기계발서처럼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성공의 방법이 책에 없듯이 멈추는 방법도 책만 파서는 잘 멈추지 못할 것이다. 나의 목소리, 내 안에서 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늘어진 평원의 사자처럼 긴 잠을 청해보자. 깨어있으면 자꾸 달리고 싶어지니 눈을 감고 잠을 길게 자는 연습을 해보자. 늘 뙤양볕으로 자신을 내몰고 내몰렸으니 습관처럼 내달리던 자신을 돌보고 리셋하기 좋을 긴 낮잠이 어울리는 8월의 여름이다.    <띄어쓰기 포함 1,48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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