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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Jan 10. 2022

내 안에 우주있다.

명리학 모임이 되어버린 돈워리맘 주말새벽모략

우린 원래 명리학 스터디를 하려고 모인게 아니었다. 새벽 6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을 뿐인데, 우리 팀 왕언니는 벌써 자리를 잡고 라방을 하고 있다. 어린동생들 부끄럽게스리 이 시간에 어려운 책을 끼고 라방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그걸 끝까지 듣고 있는 엄마들이나 그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는 나. 보이지 않는 완벽한 삼각형으로 토요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참, 유별난 족속들이긴 하다.


우리가 2년전 만났던 날이 이쯤이니 우리 신년회겸 새벽모임을 꼭 해야 한다며 노들역에 자리잡고 있는 '학술활동'이라는 곳에서 새벽미팅을 했다.


자기계발에도 계보가 있다고 하면 돈워리맘 셀럽이라 명명한 이 모임은 나에게 근원, 뿌리와도 같은 모임이라고나 할까? 우린 처음에 '경제독서모임'이라는 뾰족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엄연한 독서모임이었다.



허나 지금은?? 그게 무슨 모임이냐? 물으면!!

딱, 떨어지게 할 말은 없다.



이유는 우리는 뾰족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모두 하나의 단어로 귀결된다. '엄마들의 성장'


사실 우리는 이 모임을 만든 팀장님이 없으면 배가 산으로 가게 수다를 떤다. 엠마가 불참한 것은 너무 마음 아프고 아쉽지만, 그녀를 뺀 4인은 모두 명리학 학도가 된터라 이때다 싶어 시작된 명리학 이야기가 끝이 날 줄을 모르고 동이 터버렸다.





2년이라는 시간을 정리해 보니, 우리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나 이제 유투브란걸 좀 시작해 볼라고..'했던 왕언니는 어느덧 클래스 101강의를 런칭하는 유투브 인기강사가 됐고, 나는 그렇게 소원이던 책을 냈으며 누구는 평생 노동자본에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될 자산을 만들어 놨고, 집을 샀고 삶의 터전을 옮겼고 소중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경제공부로 시작한 우리는 사실 지금도 돈버는 이야기, 수익화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비율적으로 따져보면 사는 이야기, 마음이야기, 일상과 인생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방이 어두컴컴한 나에게 을목인 이 언니가 넌지시 물은적이 있다.


"스텔라야, 너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니?"

"...... "

"난 참, 너가 궁금하다."

사실, 정말 귀가 번쩍 거리는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힘들었을 환경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크고 외로운 겨울 바다였구나. 하는 위로 한마디에 가슴이 쿵. 결국은 가까운 사람들의 도움으로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어 낼테니 너무 아등바등 하지 말라는 말에 코잔등이 시큰.



사실, 내가 들었던 그 어떤 말보다 오랜동안 나의 외로움에 등대가 되어주었고,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 위로 그 이상의 말들이었다. 나의 부모님도 그 어떤 인생선배도 어른도 들려준 적 없는 말, 화자는 언니였고 배경은 명리학이라 이 둘다에게 마음의 문이 확 열렸다.



명리학'이라는 공부는 예전부터 탐해왔던 분야기도 해서 호시탐탐 이 공부를 내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래왔는데, 또 하필 여기 이 맴버 중 한 명이 고미숙선생님 강의가 런칭했으니 같이 듣자고 한다.




옳다쿠나!!

그렇게 3명이 스터디를 하고 있고, 이 명리학 공부의 시작점인 격인 언니가 모였으니 팀장님도 없겠다 이 넷은 서로 가족의 사주를 다 꺼내놓고 침 튀기게 떠들기 시작한거다.



우리 다섯명은 을목 하나에 임수 하나, 경금, 신금, 계수 목,금,수의 3개의 행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사람들과의 인과관계까지 기민하게 들여다볼만큼 세운과 하루의 기운까지 디테일하게 읽어낼 만큼의 공부를 이루지 못한 우리 셋은 이 언니에게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쏟아냈고, 역시나 우문현답들이 줄줄이 나온다.






우리가 이렇게 명리학에 심취하고, 이걸 재밌어 하는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어느 공부도, 대상도, 인물도 아닌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에 내 얘기를 주제로 같이 이야기 하는 것만큼 재밌는 주제는 세상에 없다. 모두 결국, 내 이야기를 나눌 곳을 찾아 모임을 하고 SNS를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사회생활을 한다.


그런데, 이 내 이야기 중에 나를 가장 논리적으로 직감적으로 크게 움직이게 한것이 바로 명리학




사람 또한 크게 자연의 물상에 지나지 않고 음.양. 그리고 5행의 우주 기운중에 내가 어떤 것을 주로 쓰느냐가 사람일 뿐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지극히 관조적인 이 시각이 내 삶을 그리고 가까이 있는 상대를 진심으로 관심있게 바라보게 해 준다. 그리고

"아. 그래서 그럴수밖에 없었겠구나!! 아 ...  그게 너한테는 당연한거구나" 하고 무릎을 치면서 그간 이것도 모르고 헛발을 그렇게 치고 살았나 싶어 가슴도 친다.




하지만 그 가슴치기는 후회의 행동이 아닌, 개운함 기쁨, 환희의 움직임이다.

이제알았냐? 라는 수많은 자기계발서나 동기부여성 자책 중에 또 하나가 아닌 '이제라도 알았으니 얼마나 기특하냐!!'라고 나를 감싸줄 수 있는 큰 포용력을 품고 있는 엄마품같은 공부다.



다시 일상이다. 나는 안다.

토요일 새벽 모임으로 인사이트 있게 시작했지만 모두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누군가는 어린아이들 육아에, 누군가는 산적해 있는 일처리에, 누군가는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각자의 무명에 휩싸여 이 명리한 안경으로 본 세상을 잠시 놓고 살것이다.


하지만 나는 또한 안다. 이 명리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그 감각은 그대로 그들의 마음속에 녹아 일상이 다시 캄캄하게 느껴질때 작은 등불이 되어주리라는 것을..


내가 그 무엇도 잡을게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때 내 안에 있는 우주의 기운에 대한 지식은 지푸라기보다는 더 단단한 무엇이 되어주었듯이..


그렇기에 난 더 이상 컴컴한 일상이 두렵지 않다.

우리는 우주가 맺어준 인연으로 이렇게 뜨겁게 만났고 헤어지지 않고 거대한 성장을 이루고 있고 비록 결과와 과정 뭐 하나 거대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 끊임없이 아끼고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이로 영원하게 살테니까.


내가 가진 복이 이리도 많은가 싶다. 한 때 운명따윈 개나 줘버려!! 하며 내 사나운 팔자를 탓하곤 했는데. 이제는 안다. 우주? 운명? 조상? 암튼 나를 둘러싼 이 보이지 않는 에너지 파장, 소원요정이 얼마나 나를 큰 사랑으로 감싸고 있는지.



내가 받은 이 거대하고 거룩한 사랑을 잘 정제해서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한 최대한 많이였으면 좋겠지만, 나는 아무래도 소수의 사람과 깊이 나누는 관계속에 더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



나의 업력에 정신적인 멘토인 박완서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아침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면서, 몇몇 사람을 죽도록 사랑하는 삶을 살다 가고 싶다"


그리고 돈워리맘 한 언니와, 세 동생이 뭉클하게 사랑스럽고 보고 싶고 지금 당장 8년후에 가기로한 유럽게 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이 마음 모두 쓸어모아 내가 성장하고, 내가 나눌 것을 고민하는데 품격있게 쓸 것이다.

그래. 그렇게 내 안에 있는 우주의 기운을 감사하게 잘 쓰고, 주어진 이 찬란한 순간의 삶을 느끼며 남은 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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