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 차 엄마, 아기 사진에 대한 고민
부모는 아이의 모든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최근에는 아이가 눈을 마주치고 웃어주기 시작해서 휴대폰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으려 애쓰고 있다. 웃는 모습뿐일까, 울고 하품하고 멍 때리고 찡그리고 졸고 버둥거리고.. 아이의 모든 모습을 휴대폰 안에 담아놓고 싶다. 아이가 하루하루 더 커져가는 것을 느낄 때면 더욱 그렇다. 신생아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우리는 이제 막 아기를 낳은 후배 부부에게 약간의 조언을 해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그래봐야 튜토리얼을 마친 정도일 테지만, 꽤나 경험치가 쌓인 것은 틀림없다. 두 달 전만 해도 기저귀 하나 제대로 채우지 못해 허둥대던 우리였는데 말이다.
아이도, 나도 성장하는 동안 아이의 사진도 어마어마하게 쌓여가고 있다. 우리 부부는 양쪽 부모님과 어플을 통해 매일 아이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매일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전송하는 게 번거로워 설치한 어플인데, 얼마 전 무료용량을 초과해서 유료결제까지 마쳤다.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반응은 언제나 뜨겁다. 열성팬들을 위해서라도 꽤 애쓰고 있지만 휴대폰에 담지 못하는 순간들도 많다. 남편의 출산휴가가 끝난 뒤로 아이와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건 당연하게도 내가 되었다. 아이는 정말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놀이를 해줄 때면 내 얼굴을 따라 움직이는 시선이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럽다. 소리를 따라 하려는 듯 입을 오므리고, 눈을 반짝이며 웃기도 한다.
그 모습을 따라 찍으려다보면 자연스럽게 휴대폰이 아이와 나 사이를 가로막는다. 눈이 덜 마주치니 아이의 표정도 시들해지곤 한다. 어느 날은 아이가 특히나 예쁘게 웃어서 황급히 휴대폰을 들었는데, 화면 속 아이는 이미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가장 사랑스러워하는 아이의 미소는 카메라가 아닌 내 눈에 담겨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것을.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내 손가락을 꼭 쥐는 감촉, 포근한 아기 냄새, 규칙적인 숨소리, 심지어 기저귀를 갈 때 나를 빤히 쳐다보는 눈빛까지도 사진에는 담을 수 없다.
물론 아이가 처음 뒤집기를 하거나, 옹알이를 시작하는 순간은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정말 한 번뿐인 순간들이고, 아이를 사랑하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그 순간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상을 다 사진에 담으려 집착하는 일은 이제 멈추려 한다.
이 글을 쓰며 인생샷과 진짜 인생에 대해 고민해 봤다. 앞으로도 아이의 사진을 수없이 찍고 또 그 사진을 돌아보며 행복해하겠지만, 때로는 렌즈 없이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도 충분히 누리기로 결심했다. 엄마가 나만 바라보며 함께 보낸 시간이 아이를 다정하고 따듯한 사람으로 길러주리라 믿으며. 오늘도 아이는 새로운 표정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퇴근한 남편과 그 순간을 오롯이 누렸다. 내 기억 속에 저장된 이 장면이, 어쩌면 먼 훗날 어떤 사진보다도 더 선명하고 따뜻하게 남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