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되짚기를 해낸 아이가 오늘 뒤집기마저 해냈다. 신생아 시절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성장했지만, 그럼에도 품에 쏙 들어오는 작은 몸을 뒤집고 되짚는 일이 아이에게는 인생 최대의 과업인 것 같았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천장만 바라보는 것이 지겨워서였을까? 틈만 나면 끙끙거리며 몸을 돌리는 아이를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됐다.
남편은 아이 앞에서 직접 뒤집기 시범까지 보이며 아이를 응원했다. 마침내 아이가 스스로 몸을 돌렸을 때 우리 부부는 손을 맞잡고 기뻐했다. 아이는 기억하지 못할, 그러나 우리는 계속 돌려보고 싶어질 순간.
모든 아이는 결국 어른이 된다. 느린 아이도, 빠른 아이도 어느 순간 성장을 멈추고 어엿한 어른이 된다. 엄마의 품에서 분유를 먹던 시절, 작은 손으로 장난감을 잡으려 애쓰던 시절, 잠시라도 눈에 부모가 보이지 않으면 목 놓아 울던 시절... 그 모든 시절의 기억을 까맣게 잊고, 어른이 되고야 만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를 보는 뿌듯함과, 다시 오지 않을 순간에 대한 그리움이 매일 교차하고 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아이가 좋아하는 행동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몸을 번쩍 들어 올려주거나, 다리에 올려주는 일, 목에 바람을 불어주는 일. 아이는 내 몸짓에 소리 내어 웃으며 행복해한다.
아이의 웃음소리는 내가 그동안 들었던 어떤 소리보다도 사랑스럽다. 자꾸만 귀에 맴도는 그 소리를 가만히 떠올려본다.
아이가 조금 더 자란 뒤에도, 지금처럼 소리 내어 웃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온 힘을 다해 뒤집기를 성공하고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오늘처럼, 아이가 최선을 다한 일에 항상 마땅한 결과가 따라오면 좋겠다.
설령 그러지 못하더라도, 엄마 품에서라면 어떤 일이든 괜찮아지는 지금처럼, 아이가 금방 털고 일어설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