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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Mar 01. 2018

[오스트리아미술관]쿤스트 하우스(KUNST HAUS)

훈데르트 바서(Hunders Wasser), 그를 기억하며

 [오스트리아 빈 미술관]쿤스트 하우스(KUNST HAUS WIEN)

훈데르트 바서(Hunders Wasser), 그를 기억하며



 이곳과의 인연은 3년 전으로 돌아간다. 때는 2015년, 홀로 떠난 어학연수의 마지막을 지을 때쯤이었다. 당시 나는 혼자 떠난 여행에 매우 지쳐있었으며, 출국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다. 의욕과 식욕 모두 져버린 이때를 지금은 매우 그리워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돈이 없는 대학생은 유럽 중에 가장 교통비가 비싸다고 자자한 비엔나에서 전철을 이용하는 것보다 걸어 다니는 것을 선택했다. 매일 아주 많이도 걸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여름의 볕에 새까맣게 탄 발등과 그 위를 고묘히 가린 샌들 끈의 하얀 자국으로 지나간 시간을 기억하기도 했다. 60일 남짓의 시간 동안 40개의 미술관-갤러리는 모두 기억하지 못하여 모두 셈하지는 못했다. 이때 놓친 기억들이 아쉬워 그 이후로는 미술관을 갈 때마다 브로셔를 긁어모으는 습관이 생겼다.-을 돌았고, 그중 다시금 들쳐보는 이 곳은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하고 있다.




 

훈데르트 바서가 비엔나에 지은 유일한 건물인 이 곳은 도심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빌라형 건물 사이에 훈데르트 바서 특유의 비 정형화된 구획으로 독특한 외향을 갖고 있는 이 쿤스트 하우스는 독일어로 '예술의 집'을 뜻한다. 이 '예술의 집'은 독일어권에서는 심심치 않게 갤러리 혹은 미술관에서 자주 발견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이 유독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주거공간 사이에 자리한 예술의 집은 포근하면서도 훈데르트 바서만의 예술 혼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엘리스가 발견한 이상한 나라처럼, 수직으로 구획된 건물 사이에서 한 발만 내딛으면 예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연을 사랑하던 화가이자 건축가인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는 환경운동가로서도 유명하다. 환경과 자연을 사랑하는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곡선과 강렬한 색감으로 유명하다. 그 때문인지 독특한 건축양식은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를 떠올리게 한다. 그와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자연을 사랑한 훈데르트의 작업에는 항상 나무나 풀 또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함께 했다는 것이다. 물론 가우디 역시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점이 같으니, 그 둘은 건축 양식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이 많은 작가임은 분명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아버지를 잃고 핍박을 받아온 훈데르트 바서는 자연만큼이나 평화와 풍요를 사랑했다. 따라서 그의 이름 훈데르트 바서(Hundert wasser)란, 독일어로 100개의 강을 의미하며 스스로 풍요와 평화의 100개의 강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바꿨다고 한다. 화가로서 활동한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은 이를 향한 강렬한 희망이 녹아있다. 아프리카 미술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가의 작품에는 태동하는 생명의 에너지가 담겨있다


 

건물의 기둥부터 타일 모두가 같은 것으로 통일되지 않았으며, 지나치게 효용성을 강요하는 '미니멀'한 건축양식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 선언한 듯이 그의 건축은 속히 말해 '제 마음대로' 생겼다. 그래서 더욱 예술의 '집'으로 느껴지는 이 곳은 훈데르트 바서를 기억하는 곳임과 동시에 현대 예술의 현장을 전달하는 '예술의'집이다. 훈데르트 바서의 생애를 담은 상설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를 세상에 공개하고 더불어 여러 교육프로그램과 다양한 부대행사로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쿤스트 하우스는 단지 훈데르트 바서의 건축물 또는 기념관으로서의 역할만을 하는것이 아닌 진정 새로운 예술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수의 문화 선진국을 여행하며 느끼는 바이긴 하다만, 관광객의 유입을 단지 순간의 유희의 제공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예술과 함께 발맞춰가는 진정한 예술가 정신은 분명 본받아야 하는 일이다. 


쿤스트 하우스의 스폰서, 2017 전시파트너, 협동파트너, 관광 파트너 등 다양한 기업 협약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홈페이지에서는 적극적으로 여러 기업과 협약을 맺어 보다 양질의 전시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매년 전 세계인들은 기꺼이 오스트리아로 향하여 이 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예술가와 예술,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보여줄 수 있다고나 할까. 

 또한 동시에 유럽의 예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한 예시이기도 하다. 





쿤스트 하우스는 정원이 아름다운 카페, 레스토랑 공간과 독특한 아트상품을 팔고 있는 기프트샵까지 이 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체험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전시를 관람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한 이 카페 공간은 날이 좋은 날에는 음악 공연을 진행하기도 하고, 편안하고 자연 친화적인 카페 공간은 전시회 관람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마저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전시장 내부, 외부 할 것 없이 식물과 자연과 함께하는 이 공간은 훈데르트 바서가 사랑하던 자연에 대한 사랑이 흠뻑 드러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분명 쿤스트 하우스는 예술의 집이다! 그러니 이 곳의 진가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물 구석구석을 관람해야 한다. 특히 내가 마음에 들었던 공간은 바로 이 계단이다. 따뜻한 빛을 품고 있는 조명과 왠지 동그랗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계단의 조화는 정말로 이상한 세계로 퐁당 빠질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층마다 다르게 구획된 전시 공간이 이 느낌을 더욱 확신케 하기도 했다.


 내가 쿤스트 하우스를 방문했을 당시, '레트로 사진작가'로 유명한 미국의 조엘 마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1938-)의 회고전이 진행 중이었다.  1950-70년대의 도시 혹은 해변의 모습 등을 촬영하여 당시의 시대상을 드러낸 작가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내게는 다소 낯설고 그렇기에 더욱 판타지를 자극하는 서양의 도시 곳곳의 모습은 아직도 어렴풋이 새롭고 또 즐거운 경험으로 남아있다. 얼마나 그의 작품이 마음에 들었는지, 기억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전시 섹션 구별이나 색감, 인물의 표정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돌이켜보면 이때의 이 강렬한 경험은 숱한 전시를 보고 있는 지금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아주 소중한 기억들로 남아있다. 이때 전시장에서 배부하던 작은 포스터를 곱게 말아와 여전히 내 방구석에 붙어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종종 어느 나라를 여행한 것이 가장 좋냐고 묻곤 한다.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 이 곳을 꼭 방문하라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 세상에 좋은 곳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지친 여행의 끝물에 만났던 이 예술의 집이자 훈데르트 바서의 흔적이 담긴 비엔나의 쿤스트 하우스는 그 시간의 감정과 난생처음 떠난 혼자 여행의 마지막 덕분인지 가장 돌아가고픈 곳으로 자리하고 있다. 모두에게 이런 곳이 한 곳은 있을 것이다. 딱히 맛있는 음식이나 특별한 경험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좋았던 시간들. 내게 그 순간을 선물한 쿤스트 하우스를 한 번쯤은 방문하기를 권유해본다.





비엔나 쿤스트 하우스 

(KUNST HAUE WEIN_MUSEUM HUNDERTWAS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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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Untere Weißgerberstraße 13
1030 Wien


전화

+43-1-712 04 91


E:

info@kunsthauswien.com


개관 시간

매일 오전 10시 ~ 오후 6시(Everyday 10am-6pm)


입장료

 Museum Hundertwasser & 현재 전시  € 12,

박물관 훈데르트 바서  € 11, -

현재 전시회  € 9, -      

가족 당일권  € 22, 

-(성인 2 명, 19 세 이하 최대 4 명)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고

http://www.kunsthauswien.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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