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기생충
나는 사회초년생.
삼성서울병원 웨이팅 중에 보건소 기간제 근로자로서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련 업무를 맡아 일했다.
첫 사회생활 시작부터 코로나를 다루는 일을 할 줄이야.
그냥 남들처럼 바로 병원 가서 적응하고 있을 줄 알았지.
보건소에서 일주일 동안 일해보니 드는 생각은
첫 번째, 부모님 집에서 기생하고 싶다.
두 번째, 지구에 사는 사람들 모두 이렇게 먹고사는 거 맞나?
이런 생각이 드니 모든 어른들이 존경스러워졌다.
부모님들은 어떤 책임감으로 30년을 일해온 것일까?
나하나 먹여 살리는 것도 버거운데, 자식들 몫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 무게는...
정말 학생이라는 이름표가 깡패같이 느껴진다.
집 제공, 밥 제공, 용돈제공, 무한한 보호와 사랑 제공.
책임도 어른들이 대신 져준다.
학생 때는 일한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의 도구로써 굉장히 멋있고 보람찬 것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더럽고 치사하고 옹졸해.
일어나서 출근하고 힘들게 일하고 사람들과 부대끼고 퇴근하고 밥 먹고 지쳐서 잠들고...
그러면 일주일이 후딱 지나간다. 나를 위한 시간은 없이.
어른이기 싫다.
나는 아직 애기인데... 어른 아닌데...
라는 마음을 비울 수가 없다.
학생에서 어른으로의 전환이 아직 쉽지는 않은가 보다.
그래도 한편에는
어떤 일을 마주하든 잘 적응하고 성장해서 일 잘하는 멋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담겨있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잘 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