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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찬 Dec 12. 2023

머릿속 지우개와 새로운 종이

하루 중에도 가장 조용한 때, 나는 종이 한 장 위에 마음의 미로를 펼쳐놓곤 했다. 그 미로는 내 마음의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로 가득차 있다. 때로는 그 미로를 헤치고 지나가는 것이 내게는 특별한 명상이 되곤 했지만, 어떤 날은 그 미로가 지나치기에는 생각이 너무 복잡하고 뒤엉켜있는 듯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상상 속에 머릿속 지우개를 꺼내서 지웠다. 그 지우개는 마치 마법처럼 머릿속의 지저분한 흔적들을 부드럽고 깨끗하게 지워냈다. 깨끗한 흰색 지우개의 느낌과 함께, 나는 마음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마치 새로운 시작을 향해 걸어가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처럼 생각들이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줬고, 내 안의 혼란된 감정들을 정돈시켜줬다.



종이 한 장에는 내가 마주한 어려운 순간들이 담겨져 있었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마치 글자로 적힌 듯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 지우개는 이런 감정들을 부드럽게 지워내면서, 깨끗한 종이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게 해줬다.


처음에는 지우개로 닦아내기 어려웠던 복잡한 감정들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나는 마음의 공간에 깨끗한 종이를 펼칠 수 있게 됐으며, 지우고 난 후 나타나는 공백에서 새로운 생각들을 떠오르게 해줬다.


또, 머릿속 지우개는 나에게 평온함과 안정감을 주면서 휴식을 줬다. 지우개로 지워낸 마음의 무게를 느끼면서, 나는 마치 부담에서 해방된 느낌을 받게 해줬다. 그와 동시에 일상의 소음들을 잠시 멈추고 나만의 고요한 세계로 빠져들 수 있게 해줬고,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창의성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이후 나는 마음의 정리와 함께 명확한 목표와 방향을 찾게 됐다. 마치 생각의 넓고 깊은 호숫가에서 수많은 돌들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가는 느낌으로 뒤엉켜있던 생각들이 풀리면서 나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내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이 때문에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머릿속 지우개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머릿속 지우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때로는 남아있는 지저분한 흔적들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지워지지 않는 감정들이 나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머릿속 지우개는 그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더라도,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제공해준다.


그래서 나는 매일같이 머릿속 지우개와 함께 새로운 종이를 펼치고, 그 위에 내 마음의 이야기를 새롭게 쓰고 있다. 새로운 생각과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은 마음의 여행을 시작하는 한 방법이며, 그 여정에서 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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