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고 던진 것이 더 멀리 나갈 때가 있다
우리는 자연스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을 먹습니다.
저 역시 늘 그랬어요.
제 좌우명이기도 했죠. “최선을 다하자.”
‘이왕 하는 거, 내 역량을 다 쥐어짜보자’는 다짐으로 매번 진심을 다했고, 정성을 들였어요.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알게 됩니다.
세상 일이란게 제마음 제 뜻대로는 안 되는 순간들이 참 많다는 걸요.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주제를 고르고, 제목을 고민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상상하며 몇 번이고 고치고 다듬습니다.
“이게 더 좋을까? 저게 더 낫나?”
머리를 싸매고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드린 그 글들 보다 오히려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생각
그냥 툭— 흘리듯 써내려간 글이 더 반응이 좋을 때가 있어요.
어제도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글쓰기는 아니고, 아이들 저녁 준비를 하던 중이었죠.
몸이 좀 안 좋아서 아이들에게 말했어요.
“얘들아, 오늘은 김치볶음밥으로 간단히 먹자.”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더 신나하더라고요.
냉장고에 남아있던 신김치를 다져 넣고 계란 프라이 하나 올렸을 뿐인데 밥 한 그릇을 금세 뚝딱 비워냅니다.
예전 같았으면 밥에 국, 반찬 몇 가지를 정성껏 차려내도
“김에 밥 싸 먹을래요” 하던 아이들이었거든요.
그날 느꼈어요.
반드시 전력을 다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구나.
물론, 성실함과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전부를 쏟아붓는 건 때로는 나를 지치게 만들어요.
머뭇거리게 하고,
‘아직 준비가 안 됐어’ 하며 미루게 만들죠.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해요.
조금 엉성해도,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해보자.
일단 해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날에 툭 던진 무언가가 좋은 결과로 돌아올지도 모르니까요.
글도, 밥상도, 인생도 매번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도 힘을 조금 빼고,
툭—하고 하루를 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