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쓰고 그것뿐
어제 하루, 아니 며칠 전, 아니 한 달 전 두 달 전부터 저의 감정은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기분이 좋다가도 슬프다가도 바닥으로 갔다가 또 올라오기도 했으니까요.
마치 처음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내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컨디션에 따라 기분에 따라 저의 감정과 컨디션도 함께 오르락내리락했지요.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저는 사라졌다 생겼다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붙잡아 준 것은 다름 아닌 운동과 글쓰기였습니다.
어제 잠자리에 들기 전 전화가 왔습니다.
결국 걱정했던 일들이 터져버렸고 그렇게 한 시간이 넘도록 통화를 했습니다.
도저히 잠이 들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어찌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그 일은 더 이상 좋아질 일이 없는 일이었고, 오히려 더 최악으로 갈 일만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아.
그래도 자자. 내일을 위해 자자.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전부 과거의 일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저 내 일상을 이어나가자. 달리자. 내일 아침에 달리고 글도 써야 하고 그러니 일찍 자자.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면서 잠들었습니다.
꿈자리는 사나웠고, 늘 아침에 일어나던 그 시간에 눈을 떴습니다.
글을 쓸까, 달릴까? 고민했지요.
더 덥기 전에 달리자. 그렇게 생각하고 바로 나왔습니다.
낮에 얼마나 더울는지 새벽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준비운동을 하고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달리자마자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눈물이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싫고,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를 부여잡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제 자신이 불쌍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달리기와 글쓰기밖에 없는 제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 너도 살아야지. 삶을 멈출 수는 없잖아. 그래 달리자. 달려서 괜찮아지면 달리자.
그렇게 30분 넘게 달렸습니다.
마지막에는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달렸습니다.
죽을 것 같았습니다. 숨이 금방이라도 끊일 것 같고, 심장은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죽지 않았습니다. 죽을 것 같았는데 죽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살아있고, 저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었습니다.
그래 살아야지.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그렇게 달리기는 또다시 저를 다독여졌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이 글을 씁니다.
달리고 글 쓰고, 이렇게라도 저를 붙잡고 있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저와 당신의 성장하는 하루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