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휴식과 함께

by 에스포맘

한때 달리기와 사랑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작년 이맘때 같아요.

운동 후의 그 성취감과 뿌듯함에 푹 빠져서 매일을 달리고 싶었지요.

어쩌면 마음속에 그런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매일 달리는 사람이야."

라는 약간의 자랑까지 하고 싶은 그런 마음까지 말이죠.

그리고 나는 이만큼 달리는 사람이야라며, 하프코스까지 도전하려고 했지요.

그렇게 달리기에 빠졌다고 착각하며 매일 달리려고 애를 썼죠.

수영 대신 달리기를 선택한 날도 있었고,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달린 날도 있었고,

도저히 달리기 할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예정된 훈련 스케줄을 뺄 수 없었기에 달렸던 날도 있었습니다.

워밍업, 쿨 다운도 생략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페이스가 좋기도 했고, 엉망인 날도 있었지만, 저는 나름 위안거리를 찾았어요.

나는 매일 달리는 사람이다.

라는 그 마음만이 저를 지탱해 주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무릎이 아팠고, 병원에 갔더니 무리하게 운동을 해서 그렇다고 휴식을 권했죠.

저는 조바심이 났습니다.

마라톤 대회가 있었고, 나는 달려야 하는데, 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달리기를 하지 말라고 하니 이거 어쩌나 싶었어요.

달리고 싶은데 달릴 수 없는 그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할머니 때까지 달리려면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렇게 달리지 않고 걷기만 했지요.

그리고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지요.

페이스는 그대로였고, 아니 더 엉망이 되었고,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온 기분이었습니다.

저의 달리기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분명히 저의 달리기는 달라졌습니다.

무슨 말인가 가하면 예전에는 그저 달리기만 했더라면 지금은 주변 자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요. 하루 달리고 하루 쉬는 휴식의 중요성도 달리기에 꼭 필요한 과정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워밍업, 쿨 다운 이제 철저히 합니다. 달리기만 중요한 게 아니라 오히려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도 달리기에 포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꼭 이렇게 직접 몸으로 경험해 봐야 아는 저입니다.

오늘은 걷기의 날이었습니다.

어제 밤새 비가 와서 덥지도 않고 선선한 날씨였습니다.

마음 한구석에는 달리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 있었지만 오늘은 휴식하는 날이니까 걷자 하면서 달랬지요.

하늘도 쳐다보고, 촉촉해진 나뭇잎과 풀잎도 바라보았고요. 많은 비로 불어난 물가도 쳐다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걸었습니다.

걷기도 이제 달리기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페이스 달리기 실력 향상 이런 건 이제 신경도 쓰이지 않습니다.

그저 달릴 수 있음에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저 달린다고 좋은 게 아니라 잘 쉬면서 잘 달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저와 당신의 성장하는 하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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