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할 수 없는 일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다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날 장례식장에서 새언니의 이야기를 들은 순간,
나는 진짜로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말을 걸던 사람이 이제는 딴 세상 사람이 되었다니.
믿기지 않았다.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
떠난 이유를 물을 수 없는 상황.
이미 떠난 사람을 붙잡을 수도 없고, 남은 사람에게 아무리 말을 건넨다 한들 떠난 사람이 다시 돌아올 리도 없다.
참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장면을 지켜봐야 하는 나로서는 정말 괴로웠다.
무엇이 새언니를 이 세상을 등지게 했는지,
그 화살이 왜 우리 오빠에게 돌아와야 했는지.
당시로서는 그저 우리 오빠가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떠난 사람도,
남은 사람도 모두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을.
각자의 삶은 알 수 없는 것.
두 사람 사이의 일을 다시 되물을 수도 없고,
설사 되묻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새언니가 떠난 뒤 오빠의 삶은 그대로 무너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
우리 가족은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힘들었다 한들 새언니의 가족들에 비할 수 있을까.
시집보냈던 딸이 딴 세상 사람이 되었다는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으랴.
죽음이란 무엇일까.
삶이란 또 무엇일까.
그때서야 나는 비로소 그 질문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한 뒤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