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하나

by 독자

사람마다
굳이 설명하지 않는 취향이 하나쯤은 있다.
좋아하지만 말하지 않고,
들키고 싶지도 않은 취향.


나에게는
조금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 취향이 그렇다.
새것보다
이미 누군가의 손을 거친 것들.
표면에 남은 긁힘이나
색이 바랜 흔적을 보면
괜히 오래 바라보게 된다.


그 물건들이
특별히 쓸모 있어서가 아니라
시간을 견뎌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잘 관리되지 않았어도,
완벽하지 않아도
그 나름의 이유로 남아 있는 것들.


이런 취향을 말하면
가끔은 감상적이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나는
이게 물건에 대한 애정이라기보다는
사람을 바라보는 태도와
조금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반듯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진 않으니까.
어딘가 닳아 있고,
지워지지 않은 흔적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남아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오래된 것들을 보고 있으면
나 자신에게도
조금 느슨해질 수 있다.
지금의 내가
완성형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쪽으로.


이 취향은
아마 앞으로도
크게 자랑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이런 취향 하나쯤 품고 사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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