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소리

by 독자

길을 걷다가 문득 들리는 소리가 있다.
사람의 말도, 음악도 아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멀리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같은 것들.


그 소리들은 크지 않다.
주목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 버린다.
하지만 한 번 귀를 기울이면
어느새 마음속 구석까지 스며든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을 남기면서.


요즘 나는 그런 소리를 좋아한다.
누군가와 공유할 필요도,
분석할 필요도 없다.
그저 듣고, 느끼고, 지나가는 것.
잠깐이나마 생각을 멈추게 하고,
마음을 조금 느슨하게 해준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그 작은 멈춤이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르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조용히 스며드는 소리들은
때때로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남긴다.
기분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알게 모르게 위로가 된다.


오늘도 나는
의도치 않게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
길 위에서 조금 멈춰 섰다.
그 소리가 내 마음을
잠시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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