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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
시설 전체를 소독하는 소리,
아아아!!! 으앙 비명소리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지금 우리 시설은 확진자 발생으로 선생님과 장애인이 이틀에 한 번씩 PCR을 한다. 검사를 거부하는 장애인을 붙들고 하다 보면 비명소리와 울음소리가 사무실에 있으면 들린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줄줄이 확진이다. 집단생활이라 완전 차단은 힘들다. 다행히 장애인들이 크게 아프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없어 감사하다.
아침이 되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고 그들은 짐을 싸서 격리 방으로 이동한다. 그 와중에 어떤 장애인은 확진자들이 놀려가는 줄 알고 자신도 가겠다고 짐을 꾸리는 모습도 보인다. 외출 못 나간 지 몇 달 되었으니 그 마음이 이해되고 안쓰러웠다. 먼저 확진된 장애인분이 격리된 방으로 같은 방 쓰는 장애인이 옮겨가면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듯이 눈물을 흘린다.
확진된 장애인을 위해 자신도 확진될 위험이 있음에도 근무를 하시겠다는 선생님이 계시다. 땀이 차고, 불편한 방호복을 입고 묵묵히 일하신다. 원장님, 국장님, 1층 선생님들은 60명의 식사를 식사 시간마다 1,2층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시설과 떨어진 건물로 배달을 한다. 누구도 불만 없이 묵묵히 감당한다. 선생님들의 확진으로 공석이 생기고 있다. 업무를 대신하거나 생활관 케어를 연장 근무해 주시는 고마운 선생님들도 계시다. 우리 시설은 소 키울 사람이 많아서 다행이다. 어제는 원장님, 국장님께서 확진되셨다. 각자의 기숙사에서 홀로 계신다. 이런 무두절은 썩 좋지가 않다.
어제 일이 있어 2층에 올라갔다. ㅇㅂ씨가 창문으로 빼꼼히 내다보며 "코로나 다 나으면 해외여행 가요."라고 나에게 말한다. 예전에 놀려 간 기억이 좋았나 보다. 그래요. ㅇㅂ씨 우리 해외까지는 아니더라도 놀려 갑시다.
여자 생활관 한방은 한 명만 음성이어서 홀로 방을 지키고 있다. 물론 선생님이 계시지만 친구들과 노는 것만큼 즐겁지는 않을 것이다. 창밖을 내다보는 ㅈㅎ씨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ㅈㅎ씨는 활동적이라 평상 시라면 이 방, 저 방. 이 사무실, 저 사무실 다 들르며 한 마디씩 하는 분인데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보호자들은 ‘우리 아이 양성인데 괜찮냐’고 연락이 온다. 평상시에 연락 안 오다가 이럴 때만 오는 게 마치 우리에게 책임을 묻는 듯하다. 나도 아이가 코로나로 인해 아파봤기에 걱정되시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된다. 그런데 “ㅎㅅ씨 보호자님, 가족의 안부를 묻는 것도 좋은데, 우리 선생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가족을 포함하여 양성인 장애인들 보살피느라 수고하신다”는 말 한마디가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다. 지금 이곳은 어수선한 시장바닥 같은 이 광경을 보신다면 그러지는 못 할 것 같다.
무튼, 무사히 잘 이겨내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