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자의 눈으로 본 장애 이야기 읽고
장애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몸의 한 특징이자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20쪽
연암은 장애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장애는 고정불변의 절대적인 것아 아니라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는 그야말로 상대적인 것이라는 뜻이다.
104쪽
이 책은 실학자들이 장애를 바라보고 그들과 어울려 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 후기에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 정책들이 지금보다 덜 시혜적인 느낌이 들었다.
초반에는 우리 조상들이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수용적이었음을, 장애 여부를 떠나 능력이 된다면 관직이 오를 수 있음에 감탄하였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읽는 게 불편하였다. 능력이 없는 장애인, 즉 평범한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에 탐탁지 않았다. 마치 장애를 극복의 대상 내지, 장애인은 뛰어나야만 가치 있는 존재인가 싶어 씁쓸했다. 그러나 이 책에 다시 한번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의 유연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박지원이 장애는 바라보는 관점에서 달라진다는 표현이 공감되었다. 내가 아는 언니는 독일에서 잠깐 살았다. 언니는 양팔이 없음에도 독일에서는 언니가 장애인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공항에 내리는 순간 자신이 장애인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어느 장소에 따라 장애인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우리는 장애는 당사자가 아니라 환경에서 장애 범주를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에 대해 직선적으로 말해줘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장애를 한 사람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장애 당사자로서는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현대에는 장애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왜 그런 생각을 할까? 장애인을 시혜적인 존재, 부족한 존재, 자신이 장애인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사회가 장애인을 의식해서 바라보고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주위에 사는 이웃으로 바라봐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