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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냉이, 작지만 멈추지 않는 용기

by 사유

봄 햇살이 조금씩 길어지는 시기, 마른 풀 사이로 고개를 드는 좁쌀냉이를 만났습니다. 작은 몸집이지만 그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거친 바람에 흔들려도, 비와 햇빛이 부족해도 좁쌀냉이는 포기하지 않고 땅 위에 선명한 흔적을 남깁니다. 땅에 뿌리박고 끝까지 견디는 모습은 이름에 담긴 꽃말처럼 승리와 불굴의 정신을 닮았습니다.


좁쌀냉이는 이름처럼 작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씨앗이 가진 생명력은 놀랍습니다. 가혹한 환경에서도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들은 햇빛이 닿을 때마다 조금씩 싹을 틔웁니다. 좁쌀냉이는 빠른 성장과 번식으로 생존을 이어갑니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고 씨를 맺어 경쟁을 앞서가는 전략은 생존 본능의 정수입니다. 작은 씨앗 하나가 이렇게 수많은 생명을 이어간다는 사실이 경이롭습니다.


서양의 철학자 키케로는 말했습니다. “작은 씨앗이라도 심겨진 땅에서 최선을 다해 자라나야 한다.” 좁쌀냉이의 모습은 그 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비록 작은 크기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좁쌀냉이는 무엇보다 그 뿌리에 깊은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얕고 넓게 뻗는 뿌리는 땅속의 수분과 영양분을 최대로 흡수하며, 다른 식물과 공존하기 위해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합니다. 『도덕경』에서는 “유연한 자가 살아남는다”고 했습니다. 부드럽고 작은 생명일수록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강인하게 살아남는다는 의미입니다. 좁쌀냉이는 이러한 진리를 몸소 보여줍니다.


좁쌀냉이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까?” 삶이 거칠고 힘들어도, 우리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작은 스승과도 같습니다. 작은 생명조차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기며 최선을 다하는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이 계절을 맞이하고 있을까요?


좁쌀냉이를 바라보며 용기를 내봅니다.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작고 소박해도, 당신의 자리에서 끝까지 버티고 피어나는 그 모습이 바로 당신의 승리입니다. 좁쌀냉이가 보여주는 그 작은 빛과 정열이 당신의 삶에도 스며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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