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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꽃, 햇살 아래 피어난 사랑스러움

by 사유

초여름의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은 양지바른 곳에서 작은 노란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양지꽃입니다. 이름처럼 양지에서 잘 자라며 빛나는 햇빛을 받아 더욱 선명한 노란빛을 내는 이 꽃은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작고 소박하지만, 양지꽃의 생명력은 햇살처럼 부드러운 위로를 건네줍니다.


양지꽃은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선택해 자랍니다. 이 선택은 단순한 생존 전략을 넘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혜를 보여줍니다. 너무 습하지도, 너무 건조하지도 않은 적절한 환경을 찾아내는 양지꽃의 능력은 삶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이 꽃이 피어난 모습은 로마 철학자 세네카가 남긴 말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는 “행복한 삶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삶에서 자신의 자리와 환경을 찾아가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요?


양지꽃은 그리 화려하지 않은 모습으로 주위를 채웁니다. 키가 낮고 잎은 바닥을 기듯 자라며, 땅과 가까운 곳에서 꽃을 피웁니다. 이렇게 작은 모습은 오히려 더 많은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려는 생존의 지혜입니다. 낮은 곳에서 빛을 받으며 조용히 자신만의 역할을 다하는 양지꽃의 모습은, 『도덕경』에서 말하는 “겸손은 가장 강한 덕목이다”라는 가르침을 떠올리게 합니다. 낮아질수록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이치가 양지꽃에도 담겨 있는 듯합니다.


양지꽃의 생존 전략 중 하나는 씨앗을 주변으로 널리 퍼뜨리는 것입니다. 그 씨앗들은 대부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머무르며 또 다른 생명을 준비합니다. 햇빛 아래에서 더 강해지는 자신을 알고, 자신에게 맞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양지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집니다. 사소한 존재 같지만, 자신만의 자리에서 조용히 빛을 내는 모습이 큰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문득 깨닫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세상에서의 위치나 화려함이 우리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빛을 내며 최선을 다할 때, 그 자체로 충분히 사랑스럽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느 날, 그늘진 마음이 들 때 양지꽃을 떠올려 보세요. 햇살 아래 조용히 피어난 그 꽃처럼, 당신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빛나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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