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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나물, 빛나는 마음으로 봄을 맞다

by 사유

햇살이 겨우내 묶였던 얼음을 녹이고 바람 끝에 온기가 스며들기 시작하면, 광대나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한 줌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꽃송이들, 그 사이로 잎사귀들이 푸르게 펼쳐져 있는 모습이 마치 빛나는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처럼 다가옵니다.


광대나물은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간직하며 생명을 이어갑니다. 차디찬 땅에서 생명을 지켜내는 힘은 바로 ‘작지만 단단한 뿌리’에서 나옵니다. 이 뿌리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물과 영양분을 끝까지 흡수하며 식물을 지탱합니다. 『도덕경』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무는 뿌리를 깊이 내려야만 가지가 무성해진다.” 작은 광대나물의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나는 마음을 품고 봄을 준비하는 삶의 방식처럼 보입니다.


이른 봄,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시기에 광대나물이 꽃을 피우는 이유는 경쟁이 적은 환경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식물들이 아직 움트지 않은 시기를 틈타 햇빛과 영양을 독점하는 광대나물의 생존 전략은 어쩌면 우리가 배워야 할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남들이 미처 시도하지 못한 영역에서 자신의 빛을 낼 기회를 찾는 것, 그것이 삶을 준비하는 또 하나의 방식 아닐까요?


광대나물의 꽃말은 ‘빛나는 마음’입니다. 이 작은 식물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렬합니다. 봄을 기다리며 준비한 마음이야말로 삶을 빛나게 만드는 근원이 된다는 것.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희망은 언제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빛난다.” 희망이란 광대나물처럼 작은 몸으로도 추위를 견디고 빛을 찾아 뻗어나가는 것이 아닐까요?


광대나물을 바라보면 마음 한편에서 따스함이 스며듭니다. 우리가 때로는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느낄지라도, 그 안에 담긴 빛나는 마음만은 잃지 않아야 한다고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은 봄을 기다리며 자신을 단단히 준비한 자에게만 허락되는 선물이겠지요.


이른 봄을 알리는 광대나물처럼, 오늘도 당신의 빛나는 마음을 간직하며 하루를 살아가세요. 누군가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당신이 품고 있는 그 마음이 세상을 조금 더 환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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