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이 지나고 얼었던 땅이 서서히 풀릴 즈음, 어디선가 노란빛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봄까치꽃입니다. 매섭던 추위가 지나가고 온기가 스며들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이 작은 들꽃은, 이름처럼 봄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 같은 존재입니다.
봄까치꽃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넓은 잎으로 햇빛을 최대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이른 봄의 햇살은 약하고 시간도 짧지만, 그마저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잎을 넓게 펼쳐 빛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삼습니다. 『맹자』에서는 “하늘이 준 기회는 항상 준비된 자의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봄까치꽃은 그 준비를 누구보다 먼저 시작해, 겨울의 찬바람을 견디고 온기와 빛을 향해 몸을 내밉니다.
생존을 위해 봄까치꽃은 땅속에서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겨울 동안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동안에도 봄을 맞이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온 셈입니다. 이런 봄까치꽃을 보며 문득 생각해 봅니다. 우리 삶에서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노력과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봄까치꽃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비축한 이들은, 마침내 빛이 필요한 순간에 활짝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봄까치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입니다. 겨우내 얼어 있던 자연이 다시 깨어나고, 새 생명이 움트는 희망을 가장 먼저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으니 참으로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서양의 성경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든, 믿고 기다리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 말처럼 봄까치꽃은 어둠과 추위를 지나 마침내 만난 빛을 찬란하게 누리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 작은 꽃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도 지금 내 삶의 봄을 준비하고 있는지.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내면의 힘을 기르고 있는지 말입니다. 봄까치꽃은 대답합니다. “기쁜 소식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고요. 그러니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준비하고 있다면, 당신의 봄도 반드시 올 것입니다.
겨울을 이겨낸 봄까치꽃이 속삭이는 듯합니다. “너의 마음에도 봄이 오고 있다. 준비하고 기다리면, 기쁜 소식은 반드시 너를 찾아갈 것이다.” 그 따스한 노란빛이 마음속으로 번져 나갑니다.